한국이 최근 인구 10만명 당 코로나 감염 확진자 수 1위를 기록한 가운데, 해외에서도 확진자 수가 다시 늘어나는 국가들의 방역정책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방역 지침을 강화하기에는 국민들의 피로감과 저항이 큰 데다가 각종 사회·경제적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중국 등 비교적 철저한 방역정책을 펼쳐온 국가들이 오미크론 변이 앞에서 무너지자 거리두기만으로는 방역에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인다.
뉴욕타임스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까지 일주일간 인구 10만명 당 확진자 수는 한국이 751명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오스트리아가 503명, 아이슬란드가 485명, 브루나이가 416명 순서로 높았고 뉴질랜드가 349명(6위), 스위스가 327명(7위), 홍콩이 300명(8위) 순이었다.
이 가운데 지난 2주간 확진자 수가 50% 급증한 오스트리아의 경우 유럽연합(EU) 최초로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고, 이와 동시에 지난달부터는 대부분의 거리두기 조치를 해제했다. 특히 지난 5일부터는 마스크를 병원, 대중교통, 필수품점에서만 의무화하며 사실상 규제를 풀었다.
백신 접종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자율도는 최대한 높인다는 계획이었는데, 최근 확진자수가 다시 급증하면서 방역당국은 '정책 실패'로 평가하며 다시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격리 정책에 관해서도 다시 강화된 안을 준비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누적 감염자가 전국민의 39%, 백신 접종완료율은 74%에 이른다.
모든 국가들이 코로나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아니다.
덴마크는 인구 10만명 당 누적 확진자 수가 5만1515명(51.5%)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총 인구가 583만4000명 수준인데 총 누적 확진자수는 305만1491명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덴마크는 EU 국가들 중 최초로 지난달 말부터 방역 규제 전면 철폐를 선언했다. 집합 제한, 마스크 착용 의무, 방역패스 등을 전면적으로 폐지했다. 지난 21일 현재 덴마크의 인구 10만명당 확진자수는 130명으로 지난 2주간 53%가 줄어드는 등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홍콩도 지난 19일 중국의 '제로 코로나'와 궤를 같이 하며 시행해 온 강력한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740만 전 시민을 대상으로 3차례에 걸쳐 코로나 강제 검사를 진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이를 무산시키고, 입국자 호텔 격리 기간도 2주에서 1주로 단축한다.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홍콩 금융권 종사자의 '홍콩 엑소더스', 봉쇄 우려에 따른 사재기, 시민들의 강한 반발 등 때문이다. 6만명 넘던 하루 감염자 수가 2만명선으로 줄어든 것도 배경에 있다.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마스크를 벗어던진 유럽 국가들은 다시 긴장하고 있다.
최근 전국민 30%가 누적 감염된 영국의 스텔스 오미크론 검출률은 82%, 독일은 54%에 이른다.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각각 48%다. 감소 추세를 보이던 영국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도 지난 1주일간 8만468명으로 2주 전보다 79% 급증했다. 독일은 21만9756명으로 38% 늘었다. 이탈리아(6만9791명)와 프랑스(8만9772명)도 각각 87%, 68% 급증했다.
유럽의 확진자수 증가, 자국 내 확진자 수 감소세 둔화에 누적 24%가량의 국민이 감염된 미국에서도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 2일 약국에서 검진 후 양성이 나오면 무료로 항바이러스제(알약)를 처방받는 등 코로나 대응책의 방향을 전환하는 '뉴 노멀'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달 말 이후 99.5% 이상의 지역에서 마스크 의무화가 해제되기도 했다.
중국은 최근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감염자 수 확산 조짐이 보이면 한 도시를 바로 폐쇄해버릴 정도로 강력한 '봉쇄 정책'을 쓰고 있는데, 중국 당국은 이러한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폴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제로 코로나 전략은 오미크론과 같은 전염성이 강한 변이 앞에서, 특히 중국산 백신의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보호 효과를 감안할 때 전략의 유효성이 거의 없다"며 '독재 정부의 참담한 실패'라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