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더불어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미국의 긴축 등으로 세계가 강력한 침체에 빠질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식량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성장률은 하락하고 있다. 또 월가가 본격적인 '달러 회수'에 나서면서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해 '퍼펙트 스톰'이 닥쳐올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은행(WB)은 지역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우크라이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41.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기업의 절반이 문을 닫았고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의 90%가 중단된 상태라 세계 경제에 충격을 가져올 거란 것이다.
몰도바와 벨라루스 등 주변 동유럽권 국가들은 평균 30.7%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는 서구의 제재로 인해 일자리 감소와 소득 악화, 빈곤율 급등 등으로 피해를 봐 경제가 11.2% 역성장한다고 세계은행은 내다봤다.
앞서 세계은행은 지난 5일에도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성장률 전망치를 5.4%에서 5.0%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중국의 성장률 예상치는 5%로, 지난달 중국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5.5%)를 밑돈다. 현재 중국 경제 중심지 상하이는 지난달 28일부터 봉쇄돼 경제 활동이 중단됐다.
중국의 생산자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1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8.3% 올랐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중국 내 공급망 병목현상이 심각하단 걸 방증한다.
세계은행은 "중국 내 감염병 재확산과 이를 통제하기 위한 무관용 방역, 중국 경제를 지탱하는 부동산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 등이 성장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의 긴축 기조가 충격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지난 6일 공개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월 950억 달러(115조 8000억 원)를 상한으로 양적긴축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적긴축은 보유 채권을 매각해 현금을 거둬들이겠다는 것으로 이번에 공개된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적긴축을 단행했던 2017~2019년에 비해 2배 가까이 크다.
올해 2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7.9% 오르며 40년 만에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인데 이어 12일 공개될 3월 CPI 시장 전망치도 8.4%에 이른다.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더 빠르게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연쇄적이자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상황들로 인해 상대적으로 경제가 약한 신흥국들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각해지고 있다. 물가 급등으로 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레바논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3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했다. 스리랑카도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관광객 급감과 원자재 가격 폭등이 겹쳐 한 달 만에 통화 가치가 미 달러 대비 40% 가까이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