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독재자 아들' 대통령 유력…중국과 더 가까워지나?

임소연 기자
2022.05.09 16:38
[케손시티=AP/뉴시스] 9일 필리핀 케손시티에서 투표를 마친 한 유권자가 투표 인증으로 손가락에 묻은 잉크를 보여주고 있다. 필리핀 대선과 총선 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전 독재자의 아들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이 사전 여론 조사 결과 유력한 대선후보로 꼽히고 있다. 2022.05.09.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페르난드 봉봉 마르코스 주니어 후보가 당선이 유력시되면서 필리핀이 중국에 가까워질 거란 전망이 제기된다.

9일 현재 투표가 진행 중인 필리핀 대선은 이날 저녁 7시에 종료된다. 마르코스 주니어 후보는 사전 여론조사에서 2위 후보(레니 로브레도 현 부통령)를 큰 격차로 따돌리며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은 상태다.

마르코스 주니어는 1986년 시민들이 민주화 운동으로 쫓아낸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아들이다. 마르코스 주니어 후보의 러닝 메이트인 사라 두테르테 디바오 시장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의 장녀다.

CNN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필리핀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관계를 재설정할 기회가 있으며 대선 결과는 아시아 힘의 균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르코스 주니어 후보는 경쟁자인 로브레도 부통령보다 중국에 우호적인 편이다.

필리핀은 미·중 양국에 지리적 영향력을 갖고 있다. 양국 모두 필리핀과 관계를 강화하려고 시도해왔다.

두테르테 현 대통령은 중국과 가까운 관계를 맺어왔다.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중국 선박이 장기간 정박할 때 미온적 태도를 보여 국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두테르테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지난 2016년 10월 두테르테 대통령의 첫 중국 방문은 양국 관계 역사에 이정표적인 의미가 있다며 "이후 6년간 양국은 우호협력을 강화하고 갈등을 원만하게 처리했으며 손잡고 공동 발전했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며 무역 투자 확대 등을 약속하는 등 양국 관계를 다지며 미국을 견제하고 있다.

CNN은 마르코스 주니어가 승리할 경우 향후 방미 일정 등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봤다. 리처드 하이다리안 필리핀 폴리테크대 교수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미국과의 방문군 협정(VFA) 종료 통보를 철회한 것 등을 언급하며 "중국은 두테르테의 매력적인 공세에 화답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의 투자 공약은 대부분 환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CNN은 마르코스 주니어 후보가 올해 초 토론회에서 필리핀의 영유권 보호를 위해 남중국해에 군함을 보낼 것이라고 하는 등 중국에 강경한 모습을 보였으나 구체적인 사항은 없어서 무의미하다고 봤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