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더 넓은 '유럽정치공동체' 제안…우크라이나 품기

임소연 기자
2022.05.10 14:28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 (현지시간) 베를린 총리 관저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을 넘어서는 더 광범위한 '정치 공동체' 형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EU 공동체 일원으로 빠르게 편입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처럼 제안했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한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와 같은 후보국이 EU에 가입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며 "유럽 내 민주주의 국가 간에 더 광범위한 정치적 공동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제안한 새 조직의 이름은 '유럽 정치 공동체(European Political Community)'다. 긴 가입 협상 과정 없이 민주주의 정치 체제를 공유하는 유럽 국가라면 어디든 가입할 수 있는 협의체를 출범시키자는 것이다.

마크롱은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몰도바와 조지아 등 EU 가입 희망국들에게 유럽 내 자리를 제공하는 게 급선무"라며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로 EU에서 떠난 영국도 새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U 가입엔 시간이 오래 걸린다. 가입 협상을 개시하는 데에만 27개 회원국 전체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하다. 러시아의 공격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EU에 편입시켜 공동의 대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우크라이나 가입을 신속하게 처리하자는 주장도 나왔지만 그런 절차는 유례가 없다.

마크롱의 이날 주장은 새로운 공동체를 창설해 우크라이나는 물론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몰도바와 조지아 등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내 민주주의 국가들까지 한데 끌어모을 방법을 구상하겠단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 (현지시간)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연설을 한 뒤 로베르타 멧솔라 유럽의회 의장과 포옹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전날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절차가 다음달 본격 개시될 거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발언이 있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이어 오늘 유럽의회에서 우크라이나의 유럽을 향한 길 지원에 대해 논의했다"며 "EU 집행위원회는 6월 중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신청에 관한 의견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EU 가입 설문지를 제출했다. 다만 신속 처리 과정에 불만을 품은 회원국들이 있어, 우크라이나가 언제 EU 국가로 인정 받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 의사도 다시 강조했다. 두 사람은 러시아를 향해 긴장 고조 행위 금지와 조건 없는 휴전을 요구했다. 교착 상태에 빠진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 진전도 촉구했다. 숄츠 총리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 사항으로 가득한 '강요된 평화'를 제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러시아의 공격이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를 깜짝 방문해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와 회담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회담 도중 러시아군의 공습 때문에 방공호로 몸을 피하기도 했다. 그는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의 자유정신과 민주주의를 말살하려 하지만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현대적이고 민주적인 국가가 되도록 EU가 도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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