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백신 뜬금포[특파원 칼럼]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2022.07.29 03:21

이달 23일 쩡이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부주임이 기자회견에서 당과 국가 지도자들이 모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접종한 백신이 모두 '국산'이라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중국산 백신 접종을 시작(2020년 말)한 지 1년반 만에 최고 지도자들 백신 접종 여부를 '난데없이' 공개하고 나선 것이다. 맥락 없어 보이는 뜬금포에 중국 백신 효능과 안정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시진핑 주석 등 지도부가 홍보대사로 나섰다는 해석이 따랐다. 방역 정책 기조를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백신 효능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 주석이 등장했다는 해석은 충분히 설득력 있다. 중국은 왜 이제 와서 백신 효능을 자랑하고 나섰을까? 인민들을 향해 백신을 둘러싼 논란에 현혹되지 말고 가능한 많은 사람이, 부스터샷까지 끝내라는 호소다. 델타 변이까지는 제로 코로나가 통했는데 오미크론은 사람과 제도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걸 중국이 인정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1회 기준 92.1%, 그러나 2회가 89.7%, 3차 부스터샷은 71.7%에 불과한 만큼 중복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게 당장의 숙제인 셈이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 준비'라는 해석에는 개인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 아무리 접종률을 높여도 돌파감염을 피할 수 없고 노인 같은 취약층에 얼마나 피해를 줄지 모르는 와중에 나라의 문을 활짝 열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중국의 낙후된 의료시설은 아직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을 준비가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말 현재 중국 의료기관 수는 102만8000개다. 이중 의료위생기관(한국으로 치면 의원급)을 제외한 병원이 3만6000개다. 올 1분기 말 현재 한국 의료기관은 9만9000여개, 이중 병원은 4200여개였다. 전체 의료기관에서 중국이 한국보다 10.4배, 병원은 8.6배 많다. 인구가 한국보다 거의 30배 많은 것 치고는 너무 적다. 의료인 수도 마찬가지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9명으로 OECD 평균 3.4명보다 0.5명 적다.

만약 코로나19가 중국을 덮는다고 가정했을 때 미국 65세 이상 노인 100명 중 1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는 데이터를 적용하면 65세 이상 중국인 2억56만명 중 20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중국이 미국 수준의 의료 인프라를 갖췄다는 가정이 깔린 것인데 지금의 중국 의료 여건으로 봐서는 사망자가 400만, 500만을 넘어서지 말라는 법이 없다.

10월 시 주석이 3연임에 성공한 이후에도 제로 코로나를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중국이 꽤 오랜 기간 나라 문을 걸어 잠그고 외딴 섬으로 살아갈 거라는 예상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에서 봉쇄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다. 세계에 가해질 경제 충격이 언제, 어느 강도로 전달될지 아무도 모른다. 의연하게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