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현재 가자시티 심장에 있다"…시가전 공식화

박가영 기자
2023.11.08 13:22

[이·팔 전쟁]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서 본격적인 시가전에 돌입했다. 가자 북부에 지상군을 투입해 하마스 포위 작전을 이어온 지 10여일 만이다. 민간인 피해가 늘면서 국제사회의 교전 중단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 없이 휴전은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 중인 이스라엘 방위군/로이터=뉴스1
"가자시티 심장에 있다"…핵심 지역서 시가전

7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TV 연설에서 "가자시티는 포위됐다. 우리 군은 그 안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천 명의 테러리스트를 지상 및 터널에서 제거했으며, 지상 작전을 통해 하마스 진지와 땅굴 등을 파괴했다"고 덧붙였다.

가자시티는 가자지구 내 최대 도시이자 핵심 지역이다. 지난달 28일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한 이스라엘은 가자시티가 있는 북부 지역을 삼면으로 둘러싸고 포위망을 좁혀왔으나, 네타냐후 총리가 '그 안에서'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상 시가전 개시를 공식화한 것으로 읽힌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도 같은 날 총리 연설 직전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현재 가자시티 심장에 있다"며 "북쪽과 남쪽에서 육·해·공군의 완벽한 공조 아래 가자시티에 대한 습격이 이뤄졌다. IDF 병력은 도보 또는 장갑차와 전차로 전 방향에서 공병들과 함께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자시티는 인간이 건설한 가장 큰 테러 기지다. 학교와 병원을 지나는 긴 땅굴은 무기 저장소와 은신처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우리는 가자지구 테러리스트들과 그들의 기반 시설, 지휘관, 벙커, 통신소 등을 공격 목표로 삼고 있으며 가자 주변에서 올가미를 죄고 있다"고 말했다.

"휴전 없다" "가자지구 재점령"…엇박자 내는 네타냐후

이스라엘의 공격 수위가 높아지면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되자 국제사회는 인도주의적 휴전을 촉구하고 있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인질 일부 석방을 위해 사흘간의 교전 중단을 제안했다고 양국 관계자를 인용해 7일 보도했다. 이 기간 하마스가 구금 중인 인질 10~15명을 석방하고, 모든 인질의 신원을 확인한 뒤 명단을 제공하도록 하자는 구상이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AFPBBNews=뉴스1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의도가 의심스럽고, 그들이 인질과 관련한 합의에 응할 준비가 됐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전쟁을 사흘 동안 멈추면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군사작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잃을 것으로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악시오스는 "네타냐후 총리는 2014년 충돌 당시 이스라엘이 인도적 이유로 전쟁을 중단하자 하마스가 이스라엘 군인들을 공격해 살해하고 일부는 납치한 사례 때문에 전쟁 중단을 망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인질 석방 없이는 휴전도, 연료 반입도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갈란트 장관도 "최우선은 짐승들에게 잡혀 있는 인질들"이라며 "인질 석방 없이 인도적 휴전은 없다"며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재점령을 두고도 미국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미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끝나고 하마스를 소탕하면 "가자지구의 안보 전반을 무기한 책임지겠다"며 사실상 가자지구를 이스라엘이 다시 점령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에 백악관은 "가자지구 점령은 이스라엘을 위해 좋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CBS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네타냐후 총리의 선임고문인 마크 레게브는 이날 CNN 인터뷰에서 "군사를 주둔하는 것과 정치적 통제는 구분해야 한다"며 "가자지구에 대한 지속적인 점령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