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으로 중동에 다시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중국이 "이스라엘의 재보복이 단행될 경우 미국이 또 다른 중동 위기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중국이 이란을 자제시켰어야 했다는 미국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중국 압박을 위한 저비용 술책"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정부는 15일 관영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이번 이란의 이스라엘 영토에 대한 군사공격은 앞서 이뤄진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대사관 폭격에 대한 보복공격이며, 그나마 많이 억제된 수준"이라며 "이스라엘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이란에 더 많은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추가 도발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사태를 확산시키지 않기 위해 당사자들은 침착과 자제를 유지해야 한다"며 "만약 이스라엘이 보복을 시작하면 긴장이 고조되고, 잠재적으로 미국은 또 다른 중동위기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지난 13일 이뤄진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200대 이상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에 대해 "지난 4월 1일 이스라엘이 다마스쿠스 영사관을 공습해 고위 사령관 2명을 포함해 혁명수비대 장교 7명을 살해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전했다. 이란군 참모총장 모하마드 호세인 바케리도 공격 직후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작전인 '진정한 약속' 작전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도 이번 분쟁에 대해 이란 측의 예고됐던 보복공격이 이뤄졌을 뿐이며, 더 이상의 확전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지난 14일 "이번 상황은 가자지구 분쟁의 여파일 뿐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 이행이 더 이상 지연돼서는 안 된다"며 "분쟁은 지금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측이 대응하지 않을지는 미지수다.
중국 군사전문가 웨이둥쉬는 이와 관련해 관영 환구시보와 인터뷰에서 "이란의 보복공격은 자국 내 보복 여론에 응답한 것이며 중동지역에 힘과 결단력을 보여주기 위한 조치였을 것"이라며 "그러나 대규모 분쟁이나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주용비아오 란저우대 일대일로연구센터 사무총장은 '이란의 이번 공격으로 인해 이스라엘에서는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피해가 제한적인 것을 감안할 때 이란은 상당히 자제력 있는 대응을 보였다"며 "만약 이스라엘이 다시 보복하고 군사적 갈등이 고조될 경우 미국은 어쩔 수 없이 상황에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스라엘의 보복이 이뤄져 이란이 다시 보복하고, 전면전 양상이 될 경우다. 미국 역시 이 흐름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군사전문가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반격에 나서면 이란은 2~3차 공격을 감행하겠다는 입장이며,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중국은 '중국이 이란을 자제시켜야 한다'는 미국 측의 요구에 대해 '저비용 술책'이라며 일축했다. 영국 FT(파이낸셜타임스)는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측에 "반격을 포기하도록 이란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반복적으로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주용비아오 사무총장은 "이란-이스라엘 간 문제에 대해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건 미국과 다른 서방국가들이 중국을 압박하려는 자비용의 술책"이라며 "미국이 진심으로 중동 정세를 진정시키려 한다면 유엔을 통해 중국과 만나 이란·이스라엘 양국이 휴전할 수 있도록 강력한 결의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