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 추방" 트럼프, '원정 출산'도 막나…"출생 시민권 폐지"

송지유 기자
2024.12.09 15:06

(종합)11월 대통령 당선 후 NBC와 첫 TV 인터뷰

(브라운스빌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 위치한 우주 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 우주선 스타십의 여섯 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빨간색 ‘MAGA 모자’를 쓰고 지켜보고 있다. 2024.11.20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북미·유럽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영토 출생자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출생 시민권' 제도를 폐지하는 한편 보편 관세에 대한 입장도 재확인했다.

"유럽 돈 안내면 나토 탈퇴할 수도"
(파리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기념식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해 파리 엘리제 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떠나고 있다. 2024.12.08 /로이터=뉴스1

트럼프 당선인은 8일(현지시간) 방영된 NBC방송 인터뷰에서 "유럽 국가들은 미국을 끔찍할 정도로 이용하고 있다"며 "미국이 비용(방위비)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는 유럽을 방어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토 회원국이 공정하게 방위비를 지불한다면 나토에 계속 남을 것"이라며 "만약 미국을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탈퇴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달 대선 승리 이후 첫 TV 인터뷰로 지난 6일 뉴욕 맨해튼 트럼프 타워에서 진행됐다.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해 온 트럼프 당선인은 "동맹국이라도 안보 무임승차를 용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확실히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이던 지난 10월 한국에 대해서도 '머니 머신'이라고 표현하며 연 100억달러(약 14조원)의 방위비를 요구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취임 후 24시간 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공언해 온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전이라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본인 취임 이후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했냐는 질문에는 "최근에는 안했다"며 즉답을 피한 뒤 "협상을 방해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 출생자도 시민권 자동 부여 안해"
[라하스 블랑카스=AP/뉴시스] 미국에 가는 희망을 품고 '다리엔 갭'을 건넌 불법 이민자들이 10일(현지시각) 파나마 라하스 블랑카스에 있는 이민 관리소에서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 '다리엔 갭'은 파나마와 콜롬비아 사이에 있는 약 160킬로미터(100마일) 길이의 밀림 지역으로 매우 험난하고, 차량이나 도로가 연결되지 않아 인간의 이동이 거의 불가능한 자연 장애물로 알려져 있다. 2024.11.11.

출생 시민권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입장도 명확히 했다. 출생 시민권은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해 미국 관할권에 있는 모든 이는 미국과 그들이 거주하는 주의 시민'이라고 규정한 수정헌법 14조에 근거한 제도로 '속지주의'로도 불린다. 트럼프 당선인은 "가족을 해체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 모두를 돌려 보내는 것"이라며 "헌법을 바꿔서라도 시민권을 자동으로 부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는 헌법을 뜯어 고쳐서라도 불법 체류자 아동의 시민권과 이른바 '원정 출산'을 금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선 공약집 '어젠다 47'에는 부모 중 최소 1명이 미국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자여야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에게 시민권을 준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다만 이 같은 구상은 헌법 개정 사항이고 보수 진영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있어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집권 2기 임기 동안 미국 내 불법 체류자들을 모두 추방하겠다는 강경한 이민정책을 실행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유죄 판결을 받은 불법이민 범죄자가 우선 추방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DACA·다카) 제도 수혜자인 이른바 '드리머'(dreamer)에 대해선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드리머들은 좋은 일자리를 얻고, 사업을 시작하고, 성공적인 주민이 됐다"며 "이들이 미국에 남을 수 있도록 민주당과 협력해 입법적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난 관세 신봉자…연준 의장 교체 안한다"
(워싱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7년 11월 2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지명자를 소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8일(현지시간) NBC 방송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의 임기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2024.12.09 /로이터=뉴스1

보편 관세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이로 인한 물가 상승 등 부작용에 대한 확답은 피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가 관세라고 생각하는 관세 신봉자"라며 "관세는 미국을 부자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율 관세로 미국 국민의 부담이 늘지 않을지 장담할 수는 없다"며 "집권 1기 때 중국으로부터 수천억달러를 관세로 받았으나 인플레이션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또 1기 때 한국산·중국산 세탁기에 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수천, 수만 개 일자리를 보호했다고 주장했다.

마약과 불법이민 등을 이유로 캐나다·멕시코 등 북미 경제동맹에 관세 부과를 예고한 것과 관련해선 미국이 많은 것을 잃고 있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는 "만약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보조금을 준다면 그들은 차라리 미국 관할 주가 돼야 한다"며 "내가 원하는 것은 공평한 경쟁의 장을 빠르게 형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ACA)에 대해선 "국가도, 국민도 돈이 많이 드는 형편없는 의료 보험"이라고 깎아 내리며 "난 더 나은 개편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임기를 보장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집권 1기 당시 딸인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에 선임 고문을 맡겼던 것과 달리 집권 2기엔 자녀들이 백악관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2021년 1월6일 의회 폭동 사태 피고인들을 취임 첫날 사면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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