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미국 불법체류자·범죄자, 우리 감옥으로" 제안

윤세미 기자
2025.02.04 21:10
1월27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의 세계 최대 규모 교도소 CECOT에 수감된 범죄 조직원들/AFPBBNews=뉴스1

중남미 국가인 엘살바도르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미국에서 추방된 불법 체류자들을 국적과 관계없이 자국 감옥에 수용하겠다고 제안했다. 나아가 범죄를 저지른 미국 시민을 수용하겠단 의사도 밝혔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중남미를 순방 중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장관은 이날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을 만난 뒤 기자들을 만나 "부켈레 대통령이 MS-13(엘살바도르 범죄 조직)이건 트렌 데 아라과(Tren de Aragua·베네수엘라 범죄 조직)이건 상관없이 위험한 범죄자인 미국 불법 체류자들을 받아들이겠다고 제안했다"면서 "우리가 그들을 보내면 그가 그들을 감옥에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또 부켈레 대통령이 불법 체류자가 아닌 미국 시민이라도 위험한 범죄자를 자국 감옥에 수용하겠단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어떤 나라도 미국에 이런 우호적인 제안을 한 적이 없다. 전세계적으로 전례 없고 특별한 이주 협약이 될 것"이라며 "자세한 내용이 곧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부켈레 대통령은 X를 통해 "우리는 미국에 감옥 시스템 일부를 우리의 세계 최대 규모 교도소 CECOT에 아웃소싱할 기회를 제안했다"면서 "그에 따른 수수료는 미국엔 상대적으로 적고 우리에겐 큰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집권 2기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좋은 생각"이라고 호응했다.

루비오 장관은 중남미 국가들을 순방하면서 자국 출신의 불법 이민자들을 수용하도록 협조를 구하는 한편 모국에서 수용이 거절된 불법 체류자들을 보낼 수 있는 '제3국' 협정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중범죄자라 하더라도 미국 시민을 해외 감옥으로 보내는 건 법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 이민위원회의 애런 라이클린-멜닉 선임 연구원은 X에 "부켈레가 뭐라고 하건, 미국은 미국 시민을 합법적으로 추방할 수 없으며 그런 권한은 수세기 전에 사라졌다"고 적었다.

부켈레 대통령은 2019년 집권 후 대대적으로 범죄 소탕을 벌이며 인기를 얻었다. 2022년부터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영장 없이도 범죄 조직원들을 체포해 수감해왔다. 엘살바도르인 57명 중 1명은 현재 수감 중이란 통계도 있다.

몸에 문신이 가득한 조직원들이 닭장 같은 교도소에 수감된 장면이 여러 차례 공개되면서 인권 탄압이란 비판이 따랐지만 엘살바도르 국민들은 환호했다. 2015년만 해도 세계 최고였던 살인 범죄율은 지난해 중남미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켈레 대통령은 또 2021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채택해 외신에 오르내렸다. 현재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 약 6000개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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