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후임자가 될 차기 의장 후보가 5명으로 압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내 차기 연준 의장을 지명하겠다고 예고했다. 파월의 의장 임기가 내년 5월까지임을 감안할 때 백악관의 움직임은 이례적으로 빠른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정책 관련 연준과 파월 의장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차기 연준 의장 후보를 기존에서 절반가량 줄인 5명으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후보 5명과 다음 달 2차 면접을 진행해 추수감사절(11월27일) 연휴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종 명단을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이 발표한 차기 연준 의장 후보 5명은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케빈 워시(전 연준 이사), 릭 라이더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다. 이들 대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금리인하를 지지하는 인물이다. 라이더 CIO는 지난달 CNBC 인터뷰에서 0.5% 금리인하를 주장했었다.
외신·온라인 베팅사이트 등을 종합하면 현재 5명의 후보 중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될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는 해싯 위원장이다. 온라인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 따르면 해싯 위원장의 지명 확률은 36%로 가장 높다. 월러 이사(23%), 워시 전 이사(16%), 라이더 CIO(10%), 보먼 부의장(4%)이 뒤를 이었다.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트럼프 1기 때에도 백악관에서 근무했다. 그는 연준 정책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지지하며 연준을 향해 "스스로 독립성과 신뢰도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 대한 비판을 반복하며 연말 이전에 그의 후임자를 지명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파월 의장을 향해 "지금 우리에게는 전혀 똑똑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며 "그는 훨씬 더 빨리, 훨씬 더 낮은 금리를 제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할 차기 의장은 내년 1월31일에 임기가 만료되는 스티븐 미란 연준 이사의 자리를 채우고 이후 연준 의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의장이 내년 5월 중순 시작하는 임기보다 앞선 3월과 4월 FOMC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 만료까지 남은 FOMC는 올해 2번(10월, 12월)과 내년 3번(1월, 3월, 4월) 총 5번이다.
한편 베선트 장관은 앞서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됐었지만, 재무장관직을 유지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뒤 후보 검증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베선트 장관을 파월 의장 후임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