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유지하는 데 실패했다. 이는 도덕적 실패이자 치명적인 태만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6일(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세계기후정상회의 연설에서 각국 지도자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석유, 가스, 석탄 산업이 변화를 막고 있다며 "이 기업들이 막대한 보조금과 정치적 지원을 받아 로비에 수십억 달러를 쓰고 대중을 기만하고 (기후 대응의) 진전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 강대국들이 "공공 이익을 보호하기보다는 화석 연료 이익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 4일 발표한 '2025년 배출량 격차 보고서'에서 향후 10년 안에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시기 대비 1.5도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0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전 세계가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정한 1.5도 이내 상승 목표 달성이 불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파리협약의 실패를 인정하고 오는 10~21일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제30차 당사국 총회(COP30)를 기후정책의 방향을 바꿀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30 개최국인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이날 개회사에서 재앙적인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있는 기회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삼림 벌채를 중단하고 화석 연료 사용을 극복하기 위한 자원 동원 방법에 관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총회는 아마존 열대우림 도시인 벨렝에서 열린다. 이를 두고 룰라 대통령은 "전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 가운데 아마존 열대우림보다 좋은 환경보호의 상징은 없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브라질은 이번 회의에서 삼림벌채율을 낮추기 위한 '열대우림보전기금(TFFF)' 출범을 공식화했다.
룰라 대통령은 2003~2010년 두 차례 임기 동안 브라질 삼림 벌채율을 80%나 감소시켰다. 하지만 브라질 내에서는 그의 다른 정책에 관한 불만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브라질 환경청이 국영석유회사에 아마존 근처 1만 피트(3.48km) 깊이에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석유 매장지 탐사를 허가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룰라 대통령이 최근 아마존 강 하구 근처에 처음으로 석유 시추를 허용해 기후 옹호론자들의 분노를 샀다"며 "환경 운동가들은 브라질이 기후 문제에 있어 위선적이라고 즉각 비난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석유 시추가 브라질의 청정 에너지 전환을 위한 자금 조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마리나 실바 환경부 장관은 석유 탐사와 화석 연료 사용 중단을 추진하는 브라질의 계획이 "완벽하게 양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의심할 여지 없는 모순"이라면서도 "이러한 모순은 전 세계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대로 브라질의 모순은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이기도 하다. NYT는 여러 국가가 기후 대응과 국내의 정치·경제적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짚었다. UNEP '2025 생산격차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화석 연료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20개국 중 17개국이 2030년까지 최소 한 가지 화석 연료의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기후 대응'과 '화석 연료 사용' 사이의 모순은 파리협약의 구조적 결함으로 이어졌다. 파리협약에서는 기후 변화의 원인인 '탄소 배출'만 언급하고 탄소 배출의 86%를 일으키는 화석 연료에 관해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화석 연료 산업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기후 변화의 주요 원인은 외면하는 기후 협약이 탄생한 것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우리의 건강과 미래에 쓰여야 할 돈이 화석 연료 보조금에 쏟아지고 있다"며 "화석 연료에 투자하는 것은 인류에 대한 도박이며 자국 경제에 반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구 온도가 1도만 더 높아져도 기아, 난민, 경제적 빈곤, 생명과 생태계 위기가 발생한다"며 지구 온난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