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항소법원이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저소득층 식비 지원금을 전액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스턴 연방 항소법원은 저소득층 식비 지원금 전액을 지급하라는 로드아일랜드 연방법원의 판결을 중단해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을 거부했다. 셧다운 기간 중에도 저소득층 4200만명을 위한 영양보충지원프로그램(SNAP) 전액을 지급하라는 하급 법원의 명령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취지다.
줄리 리켈먼 연방항소법원 판사는 "11월 SNAP(저소득층 대상 식비 지원 프로그램)에 자금을 사용할 경우 다른 중요한 영양 지원 프로그램에 자금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정부의 우려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면서도 하급심이 지원금 전액을 명령한 것은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어 "이 문제는 피할 수 있었던 사안으로 정부는 거의 한 달 동안 손을 놓고 있었고, 일부 지급 준비조차 하지 않았다"며 "SNAP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11월 들어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농무부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인해 재원이 고갈됐다며 지난 1일부터 SNAP에 따른 지원금을 중단했다. 이에 로드아일랜드 연방법원은 지난 6일 농무부에 별도 예산을 활용해 11월 SNAP 급여를 전액 지급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 농무부는 셧다운으로 예산이 부족하다며 비상기금으로 11월 SNAP 급여의 일부만 지급하겠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1심 결정에 반발해 항소를 제기했다. 법원은 연방 예산을 책정하거나 지출할 권한이 없고, SNAP 전액 지급을 위해 비상기금 이상의 자금을 농무부에 강제할 수는 없다는 논리였다. 또한, 이번 위기의 책임이 의회에 있으며, 해결책(셧다운 해제)도 의회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날 항소법원의 결정이 바로 SNAP 집행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1심 결정의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연방대법원에 요청했고, 법원은 지난 7일 이를 받아들여 집행 보류 결정을 내린 상태다. 이 집행 보류는 항소법원의 결정이 내려진 후 48시간 동안 유지되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 기간 연방대법원에 최종 결정을 요청할 수도 있다.
다만 미국 의회에서 이날 양당이 40일간 지속된 최장기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종결을 위한 절차 표결에 합의하면서 SNAP 지원금 판결은 무의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합의안에는 연방정부 예산을 2026년 1월 30일까지 지원하고, 농무부와 보훈부, 의회 운영 예산 등에 대해서는 2026 회계연도까지 보장하는 대신 연방 공무원 해고 조처 철회, 공무원 밀린 급여 보장, SNAP 예산 복구 등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