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표적인 비둘기파(금리인하론자)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력 차기 의장 후보로 소개했다. 차기 의장 발표 시점으로는 내년 초를 언급했다. 시장은 증시 반등으로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된 미국 컴퓨터 제조업체 델 테크놀로지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델 부부의 거액 기부 발표 행사에서 참석자들을 소개하던 중 "아마 잠재적 연준 의장도 여기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잠재적이라는 것"이라며 "존경받는 사람이라는 것은 말할 수 있다. 고맙다 케빈"이라고 말했다.
앞서 일부 외신에서도 해싯 위원장이 차기 의장으로 유력하다는 보도가 몇차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DC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미 차기 연준 의장 지명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참모이자 복심으로 꼽히는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을 지낸 인사로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들어 주요 국정 과제인 관세 정책과 함께 금리 인하 주장을 지지해 왔다.
또 다른 연준 차기 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미셸 보우먼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 릭 리더 등도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인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직후부터 금리 인하에 완강한 입장을 보여온 파월 의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면서 후임자 인선을 언급해왔다. 파월 의장의 연준 의장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겨냥해 "비록 우리가 연준 의장으로 매우 무능한 사람, 정말 고집스럽고 우리를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을 데리고 있지만 그는 금리를 내려야 한다"며 "처음 보는 일인데 제이미 다이먼(JP모건체이스 회장)도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주재한 각료회의에서는 "연준 신임 의장 후보자를 내년 초 발표할 예정"이라며 "후보로 10명 정도를 들여다봤고 1명으로 좁혔다"고 밝혔다. 이어 "스콧(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에게 그 직책을 맡아달라고 했지만 그는 현 직책이 더 좋다고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선트 장관을 보며 현재의 직책을 더 선호하는지라고 묻자 베선트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연준 차기 의장 언급과 맞물려 시장에선 금리인하 전망에 더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금리선물시장에서 12월 금리인하 확률이 이날 89%까지 올라섰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날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전날 하락세를 딛고 반등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5.13포인트(0.39%) 오른 4만7474.46에, S&P500지수는 16.74포인트(0.25%) 상승한 6829.37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37.75포인트(0.59%) 오른 2만3413.67에 마감했다.
최근 일본 중앙은행 총재의 기준금리 인상 시사에 급락했던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도 이날 큰 폭의 반등에 성공했다. 가상화폐 전문거래소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장중 8% 이상 반등하면서 9만1000달러대를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