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중재안 수령
파키스탄 중재로 분위기 반전… 전면전 막을 마지막 기회
문제는 이란 핵심 협상카드 '포기' 여부, 합의 쉽지않을 듯

미국과 이란이 단계적 종전이란 파키스탄의 중재안을 각각 수령한 것은 이란의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미국의 공격계획이 초읽기에 들어간 긴박한 상황에서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최후통첩을 7일 저녁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로 세 번째 연장하면서 "미친 녀석들(crazy bastards), 당장 그 빌어먹을 해협(fu**in' straits)을 열라"며 거친 표현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언론들과 잇따라 인터뷰를 하고 이란이 합의하지 않는다면 "그곳의 모든 것을 날려버릴 것"이라고 하는 등 위협을 이어갔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수위가 높아진 데 대해 실종됐던 F-15E 탑승자 구조에 성공하면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란은 여전히 미국에 전쟁피해에 대한 보상과 공격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요구하면서 버텼다. 이에 마지막 시한까지 넘기면 끝내 전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이때 중재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재안은 미국과 이란이 합의하면 즉각 휴전에 돌입하도록 했다. 최종 대면회담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고 합의안은 파키스탄을 통해 양해각서 형태로 최종 확정한다는 구상까지 담았다.
또 액시오스는 1단계로 45일 동안의 휴전을 위한 협상을 진행한다는 날짜까지 담긴 중재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액시오스는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특사와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휴전을 논의하기 위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 "파키스탄의 육군 참모총장 아심 무니르가 밤새도록 J D 밴스 미국 부통령과 위트코프 특사, 아라그치 장관과 각각 통화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초강경 태도를 보였을 때만 해도 불확실성이 여전히 컸다. 오펙플러스(OPEC+·산유국 연합체)의 증산선언에도 유가는 꺾이지 않았다. 미국 WTI(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이날 장중 2% 넘게 뛰며 한때 115달러도 돌파했다.
그러나 중재안이 흘러나오면서 롤러코스터를 타듯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국시간으로 6일 오후 6시 WTI 5월 인도분 선물은 전날보다 1.76% 내린 108.95달러, 브렌트유는 1% 떨어진 107.39달러에 각각 거래됐다.
일본 도쿄의 닛케이225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5% 상승한 5만3413.68로 거래를 마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해 호르무즈해협이 재개방될 것이란 기대가 시장 내 투자심리를 지지했다"고 분석했다.
물론 6일 오후까지도 중재안 합의는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졌다. 중재국들은 미국이 요구하는 호르무즈해협의 완전한 재개방이나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포기 같은 핵심쟁점은 2단계 종전협상에서 다룰 수 있다고 본다. 이란이 한시적 휴전을 위해 핵심 협상카드를 모두 포기하진 않으리란 전언이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변수다.
중재국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기반시설을 공격하면 이란이 그에 대한 보복으로 걸프국가의 석유 및 수도시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 때문에 이번 협상은 전쟁이 확대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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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앞서 오펙플러스는 화상회의를 열어 5월 원유생산 목표치를 하루 약 20만6000배럴 늘리기로 합의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풀리지 않는 한 늘어난 원유가 시장에 공급되긴 어려워 이는 상징적인 조치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