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 빅테크 PER, 코로나 시절보다 낮아…글로벌 운용사들 "내년도 불장"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5.12.08 09:42
뉴욕 월스트리트의 황소상.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인공지능(AI) 산업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전 세계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대다수의 글로벌 대형 운용사가 전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유럽·아시아 지역의 글로벌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9곳 가운데 30곳이 내년 증시 전망에 대해 위험자산 선호 투자포트폴리오를 유지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나머지 9곳 가운데 4곳은 중립적인 전망을 내놨고 위험자산 투자를 줄여야 한다고 답한 운용사는 3곳에 그쳤다.

내년 시장 전망을 밝히지 않은 2곳을 제외하면 37곳 가운데 81% 이상이 내년 강세장을 예상한 셈이다.

AI 산업의 성장 지속을 내년 강세장 전망의 주된 근거로 꼽은 점이 눈에 띈다. 세계 경제 회복세, 통화·재정 정책 완화 기조 등도 글로벌 증시를 끌어올릴 요인으로 짚었다.

특히 펀드매니저들의 85%가 빅테크업계의 탄탄한 실적과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볼 때 주요 AI 기술주의 현재 주가가 과도한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AI 거품론이야말로 지나치게 부풀려진 우려라는 지적이다.

노던 트러스트 자산운용의 안위티 바후구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술기업들의 실적은 여전히 다른 기업들을 크게 앞선다"며 "기술기업들이 이렇게 강력한 실적을 달성하는 상황에서 (AI 랠리를) 거품이라고 말할 순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빅테크업체의 주가 수준이 지난 10년 동안의 역사적 고점보다 낮은 수준이라고도 지적했다. '매그니피센트7'(엔비디아·애플·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메타·테슬라)'의 경우 최근 주가수익비율(PER)이 31배 수준으로 코로나19 사태 당시 글로벌 유동성이 정점에 달했던 2021년 11월 당시의 40배를 밑돈다.

자산운용사 DWS의 데이비드 비앙코 미국 CIO는 "내년 말까지 강세장을 예상한다"며 "지금은 추세를 거스르는 역발상 투자(다수가 주식을 살 때 팔고 다수가 주식을 팔 때는 사는 전략)에 나설 시점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내년도 증시 강세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유럽 증시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운용업계는 전망했다. 웰링턴 운용의 앤드류 하이스켈 주식 전략가는 "일본, 대만, 한국을 포함한 주요 시장에서 실적 모멘텀이 의미 있게 확대되고 있다"며 "유럽은 물론 더 넓은 범위의 신흥시장에서 내년 실적 성장세가 다시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과 맞물려 중소형주 강세 전망도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산탄데르 자산운용은 내년 미국 소형주의 이익 성장률이 20%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의 물가 상승 가능성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 불확실성은 여전한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아문디 SA의 아멜리 드랑뷰르 선임 멀티 에셋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에서 물가 상승이 다시 시작되면 주식과 채권 모두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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