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중국 군인을 정보원으로 포섭하기 위한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대적인 군 수뇌부 숙청 작업으로 불거진 내부 불안을 이용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중국 측은 "정치 도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CIA는 이날 공식 유튜브 계정에 "앞으로 나선 이유: 미래를 구하기 위해서"라는 중국어 제목이 달린 1분35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가상의 중국 군 장교가 "우리 당 지도자들의 관심사는 자기 주머니뿐", "거짓 위에 쌓은 그들의 경력이 서서히 무너지고 뒷처리는 우리 몫", "우리를 이끌 자격이 있는 사람은 누구든 위협으로 간주돼 가차없이 제거된다", "이런 광인들이 내 딸의 미래를 만들도록 둘 수 없다"고 독백하다 CIA에 몰래 연락한다는 내용이다.
영상에 첨부한 글에서 CIA는 "익명성을 보장하는 브라우저 토르를 이용하면 CIA에 안전하게 연락할 수 있다"며 "CIA는 중국에 대한 진실과 정보를 기꺼이 공유해줄 믿을 만한 사람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영상 중 "우리를 이끌 자격이 있는 사람은 누구든 위협으로 간주돼 가차없이 제거된다"는 대목은 중국 인민해방군 2인자로 꼽히는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의 실각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4일 중국 국방부는 장유샤 부주석이 심각한 기율 위반, 불법 혐의를 받고 있어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심각한 기율 위반은 부패 혐의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류전리 연합참모부 참모장도 장유샤 부주석과 함께 수사 대상이 됐다.
중국 군을 총괄하는 중앙군사위원회는 원래 7명이었는데, 장유샤 부주석과 류전리 참모장이 낙마하면서 시 주석과 장성민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만 남게 됐다. 장성민 부주석은 지난 12일 수도 베이징에 주둔한 항공웅주부대를 시찰하면서 "군사위 주석 책임제를 관철하고 건군 100주년 목표 실현을 향해 매진해 당과 인민이 부여한 각종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을 중심으로 군 기강을 확립해야 한다는 의미다.
CIA는 지난해 5월에도 중국 공산당 내부 정보원을 확보하기 위한 광고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중국은 2010년대 초반 CIA와 협력한 정보원들을 대거 색출, 처형했다. 이때 무너진 정보망을 복구하기 위해 광고 영상을 기획한 것. 익명의 CIA 관계자는 로이터에 "우리가 앞서 제작한 영상들이 수백만 명에게 도달했고 새로운 정보원을 확보했다"고 했다.
영상에 관해 류펑위 주미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해외 반(反)중국 세력의 사보타주(공작) 행위에 대해 단호히 맞설 것"이라며 "노골적인 정치 도발"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