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에도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이란 수뇌부 대부분이 살아 있다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미국 NBC 뉴스 인터뷰에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살아있느냐'는 질문에 "내가 아는 한 그렇다"며 "살아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고위급 관리가 살아있다"며 "모두 제자리에 있고 우리는 이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헀다.
아라그치 장관은 또 이란의 군 지휘관 1∼2명이 숨졌지만 사법부 수장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모하마드 바게리 갈리바프 의회(마즐리스) 의장,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 등도 건재하다고 언급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와 관련, 이날 공습으로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과 모하마드 파크푸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스라엘 군 소식통 2명과 지역 소식통 1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도 이스라엘 당국자들을 인용해 파크푸르 총사령관이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미 CNN 방송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에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함께 압돌라힘 무사비 이란군 참모총장, 라리자니 SNSC 사무총장, 알리 샴카니 국방위원회 사무총장 등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번 공격에 대해 "정당한 이유가 전혀 없고 완전한 불법이며 부당하다"며 "국제법에 위배되며 비판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 행정부가 왜 협상을 시작해놓고 도중에 공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지난해 6월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전날 마무리된 제네바 회담에 대해 "큰 진전이 있었고 좋은 회의였다"고도 평가했다.
지난해 6월 이란과 미국의 핵협상 6차 회담을 며칠 앞두고 이스라엘이 공습을 시작한 뒤 미국이 가세하면서 '12일 전쟁'이 벌어졌다. 이번에도 연초 재개된 핵협상 3차 회담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지 이틀만에 이번 공습이 단행했다. 양측은 오는 3월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다시 만나기로 한 상태였다.
아라그치 장관은 "우리는 공격당한지 2시간도 안 돼 미군기지와 이스라엘의 표적을 미사일로 보복할 수 있었다"며 "걸프 국가들에게 미군 기지 공격은 이란의 자위권 차원에서 이뤄진 것임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지키는 데는 한계가 없다"면서도 "역내(중동) 미군기지를 공격하는 것이지 미국 영토를 공격하고 있는 게 아니다"고 밝혔다. 이란의 보복 군사행동의 수위에 선을 그으면서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아라그치 장관은 협상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도 "현재 미국과의 소통은 없지만 미국이 대화를 원한다면 어떻게 연락해야 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긴장 완화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먼저 공격이 중단돼야 대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라그치 장관은 또 "우리는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이고 앞으로도 영원히 평화적일 것임을 증명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됐다"면서도 우라늄 농축에 대해선 "우리의 권리를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의 원인인 우라늄 농축 전면 중단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이란의 정권 교체에 대해 "불가능한 임무"라며 "과거 이라크부터 미국, 이스라엘 등이 정권 교체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실패한 경험을 반복한다면 더 나은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의 탄도미사일 개발 중단 요구에 대해서는 "이란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이 없다"며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을 만들지 않을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날 오전 10시쯤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군사 공격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이 명명한 작전명은 에픽 퓨리(Epic Fury), '장대한 분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