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에 위법 판결을 내리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 긴장감은 오히려 커졌다. 미국이 상호관세 폐지로 줄어든 세수를 자동차 등에 적용하는 품목관세를 올려 상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등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20일(현지시간) 판결했다. 이런 관세 정책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서 미 대통령에게 부여한 권한을 넘어선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한국에 적용되고 있는 15% 상호관세가 효력을 상실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4월 2일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한국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지만 이후 한미 무역협상을 거쳐 관세율을 15%로 낮췄다.
문제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은 상호관세가 아닌 품목관세 15%를 적용받고 있다는 점이다. 품목관세는 IEEPA가 아닌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조치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 상호관세 폐지로 줄어든 세수를 품목관세로 충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칫 미국이 자동차·부품 관세를 현행 15%에서 더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폐지에 대응한 '다른 수단'을 언급했다. 그는 상호관세 위법 판결 직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 판결에 매우 실망했다"며 "좋은 소식은 이런 끔찍한 판결을 한 대법원과 의회가 인정하고 IEEPA에 따른 관세보다도 강력한 수단, 방법, 법규, 권한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며 "대법원이 부적절하게 거부한 것들(관세)을 대체할 다른 대안들을 이제 사용하겠다"고 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불확실성이 큰 만큼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이 우리 자동차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