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혼란에 아시아 증시 출렁…안전자산 금 2.5%↑[Asia마감]

윤세미 기자
2026.03.02 16:31

[미·이스라엘, 이란 공격]

/AFPBBNews=뉴스1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분쟁이 세계 금융시장의 최대 불안요인으로 부상했다. 이란 내 권력 투쟁과 무력 충돌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교역망과 물가 전반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단 공포가 시장을 집어삼켰다. 투자자들은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2일 아시아 주요 증시는 대체로 하락했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1.35% 하락한 5만8057.24에 장을 마쳤다. 중화권에선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가 나홀로 0.47% 상승한 4182.59에 마감했지만, 홍콩 항셍지수는 마감을 약 30분 앞두고 2.5% 급락세다.

휴일 없이 거래되는 가상자산은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다. 28일 이란 공습 소식 직후 비트코인은 6만3000달러 붕괴 직전까지 갔다. 단 초기 충격이 가시면서 비트코인은 일부 낙폭을 만회, 2일 한국시간 오후 4시 현재는 6만600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위험을 피하려는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금값은 상승세다. 한국시간 2일 오후 4시15분 현재 금 현물은 2.54% 오른 온스당 5412.14달러를 가리키면서 1월 말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약 5595달러)에 근접했다. 은 현물도 약 한 달 만에 온스당 95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 추이/그래픽=김다나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 대규모 공습으로 이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면서 중동 정세는 혼돈으로 빠져들었다. 이란은 걸프 국가 도시들을 향해 반격했고 항공 운항이 마비됐으며 호르무즈 해협 교통도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시장의 최대 위험은 '그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하메네이가 제거되긴 했지만 향후 권력 재편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유가 전망도 복잡해진다.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석유 공급이 흔들리면서 유가가 급등할 공산이 크다. 현재 브렌트유 선물은 8.96% 상승한 배럴당 79.4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유가 급등은 전체 인플레이션 압박을 높이며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윌리엄 잭슨 신흥시장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를 통해 장기 분쟁이 이어질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까지 치솟을 수 있다면서, 이는 글로벌 물가상승률을 0.6~0.7%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 그래도 시장에 인공지능(AI) 거품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우려와 사모신용 시장 건전성에 대한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칠 경우 주식 매도세는 더욱 거칠어질 위험이 있다.

다만 시장이 곧 관망세로 돌아설 거란 전망도 나온다. 페퍼스톤의 딜린 우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추가적인 긴장 고조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는다"면서도 "이란이 저항에 나서고는 있지만 그 역량은 분명히 제한적이며 현상이 더 현실적인 선택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실세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이 미국에 핵 협상 재개 손짓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라리자니는 즉각 X를 통해 이란은 미국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인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신중할 것을 주문한다. 개장 직후의 패닉은 진정됐지만 이를 근거로 매도 정점이 지났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마크 커드모어 블룸버그 소속 애널리스트는 "이번 충돌의 충격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이번 주 내내 투심을 짓누르는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보고서에서 "이른 조정 국면에서 매수에 나설 것을 권하지 않는다"면서 "S&P500지수가 10% 이상 조정받는다면 매수 시점이 올 수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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