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트럼프 행정부가 유가 급등에 대응해 더 많은 선박이 미국 항구에 물자를 인도할 수 있도록 100년 된 해운법을 일시적으로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는 12일(현지시간) 백악관이 미국 항구 간에 운송되는 물품은 반드시 미국 소유의 선박으로 운송해야 한다는 1920년 법안인 '존스법'(Jones Act)의 면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국방의 이익을 위해 백악관은 필수 에너지 제품과 농업 필수품이 미국 항구로 원활하게 흐르도록 일정 기간 존스법 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국 해운산업 보호를 위해 시행했던 존스법을 해제해 물류 비용을 낮추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흐름이 막히면서 휘발유 가격이 치솟는 등 물가 상승 우려가 높아지자 트럼프 행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AAA에 따르면 12일 기준 미국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거의 3.6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한 달 만에 22% 이상 급등한 것이다.
존스법의 면제가 승인되면 외국 국적의 선박도 미국 항구를 오가며 석유와 가스를 운송할 수 있다. 다만 존스법의 시행이 에너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연구기관인 '그라운드워크 컬래버레이티브'의 알렉스 자케즈 정책국장은 "존스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소매 휘발유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갤런당 2센트 미만일 것"이라며 "무시해도 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조사 기관인 제프리스도 "역사적으로 수출 제한, 존스법 면제, 전략비축유(SPR) 방출과 같은 비상 조치들은 대상이 좁게 한정됐고 일시적이었으며 정치적으로 지속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분쟁의 지속 기간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운항이 재개되는 시점에 따라 미국 경제가 타격을 입는 정도가 달라질 것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새로 임명된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이날 공식 석상에서 "보복을 계속할 것이며 호르무즈 해협은 폐쇄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WP는 "존스법을 유예하려는 미 행정부의 움직임은 에너지 가격을 억제하기 위해 행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얼마나 적은 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