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부른 '트럼프 오판'… "유가 급등·이란보복 과소평가"

위기 부른 '트럼프 오판'… "유가 급등·이란보복 과소평가"

윤세미 기자
2026.03.13 04:21

NYT "에너지시장 혼란, 단기 문제로 치부" 분석
이란 전방위 공격속 美 전쟁초기 113억달러 소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이란전쟁이 13일을 넘기며 장기화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쟁의 여파를 과소평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너지 시장은 크게 불안한 상태고 전쟁비용이 하루 약 3조원에 달하며 탄약소모 속도도 빨라 미국 정부를 압박한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을 공습하기 열흘 전인 지난 2월18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이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와 나눈 인터뷰 내용을 곱씹었다. 당시 라이트 장관은 이란과 전쟁시 유가가 급등할 위험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전쟁이 중동 석유공급을 교란할 가능성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12일 전쟁' 때도 유가가 잠시 급등했다가 다시 하락했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다.

NYT에 따르면 이란 공습을 두고 정부 내 논의과정에서도 이런 견해가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진다. 일부 군사참모가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을 생존의 위협으로 간주해 결사항전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다른 참모들은 이란 고위지도부를 제거하면 보다 현실적인 지도자가 정권을 잡을 것이라고 확신했다는 전언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상승 가능성을 보고받았지만 단기 우려사항으로 치부하고 공습을 결정한 셈이다.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미국 정부의 판단은 잘못됐다. 이란은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오가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한 데 이어 이라크 영해에 정박 중인 유조선을 공격하며 페르시아만 전역으로 공격수위를 높였다.

NYT는 이런 상황은 트럼프행정부가 이란전쟁을 얼마나 잘못 판단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예라고 꼬집었다.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은 1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정확히 그런 방식으로 대응할 것까지 예상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며 오판을 일부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트럼프행정부 참모들 사이에선 이번 전쟁을 어떻게 끝낼지 명확한 전략이 없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에너지 시장의 회복력을 과신한 트럼프행정부의 오판은 장기전으로 이어지며 비용과 국방물자 소모문제도 낳고 있다.

NYT는 11일 다른 기사에서 복수 소식통의 말을 인용, 전쟁부가 10일 비공개 의회 브리핑에서 초기 전쟁비용을 첫 6일간 113억달러(약 16조7000억원)로 추정했다고 보도했다. 공습을 앞두고 군사장비와 인력을 증강하는 등의 비용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비용은 더 클 수 있다.

게다가 이 추정치는 민간의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다. 앞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대이란 군사작전 첫 100시간(약 4.2일) 동안 37억달러가 소요됐을 것이라고 추산했는데 정부가 내놓은 규모는 그 2배 수준이다.

실제 전쟁에 들어간 비용이 크다는 것은 군수물자가 소모되는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앞서 전쟁부는 의회에 공습 초반 이틀간 사용된 탄약비용만 56억달러(약 8조28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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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윤세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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