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막던 핵항모, 체면 구겼다...화장실 고장·세탁실 화재 '전열 이탈'

윤세미 기자
2026.03.30 13:52
사진=구글맵

중동 홍해에서 미 해군의 핵심 전력인 제럴드 포드 항모가 전열에서 이탈했다. 내부 화재 후 점검을 위해 작전 해역을 떠나면서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포드함은 28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 스플리트항에 입항했다. 포드 항모전단에 속한 다른 함정들은 계속 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포드함은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 12일 홍해 항해 중 발생한 세탁실 화재였다.

뉴욕타임스(NYT)는 화재 진압이 30시간 넘게 걸렸다고 보도했다. 이 사고로 승조원 2명이 부상했고 200명 이상이 연기 흡입으로 치료를 받았으며 600명이 넘는 승조원들이 잠자리를 잃었다.

미국 관계자는 화재 자체가 30시간 지속된 건 아니라며 화재 진압과 이후 소화 물질 제거, 재발화 방지 등 대응 활동 전체에 30시간이 소요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화장실 배관 문제도 잇따라 보고됐다. 포드함은 건조 초기부터 배관 시스템의 잦은 막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고, 이 문제는 작전 기간이 길어지면서 더욱 악화했다. 미 해군의 최신·최대급 항공모함이 뜻밖의 어려움으로 작전을 수행 못할 지경이 된 것이다.

승조원들의 피로 문제도 심각하다. 포드 함은 지난해 6월 노퍽 해군기지를 떠난 이후 북극, 지중해, 카리브해, 홍해에서 9개월간 작전을 수행했다. 이는 통상적인 파병 기간인 7개월을 훌쩍 넘긴 것이다.

이에 미군 지도부는 포드함 수리와 점검을 결정했다. 포드함의 전열 이탈은 홍해에서 후티 반군의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발생한 것이다.

후티의 근거지인 예멘은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중동의 원유 수송로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맞닿아 있다.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의 약 12%가 이곳을 통과해 세계에서 4번째로 큰 해상 초크 포인트(조임목)로 꼽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장악 후 우회로 격인 홍해를 통해 원유를 수출해왔다. 만약 후티 반군 공격으로 이곳까지 막힐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혼란은 심해질 수 있다.

(수다만 로이터=뉴스1) 윤다정 기자 = 23일(현지시간) 그리스 크레타섬 수다만 미 해군 기지에 정박한 USS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 위에 항공기들이 배치돼 있다. 2026.02.23.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수다만 로이터=뉴스1) 윤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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