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쫓아내고 수도 차지한 '후티' 반군…이란전쟁 변수되나[글로벌키맨]

김종훈 기자
2026.03.30 16:04

[미국-이란 전쟁]옛 귀족가문 중심으로 세력화, 전투경험·무장 갖춰

2022년 9월 후티 반군 병력들이 예멘 항구도시 호데이다에 사열한 모습./로이터=뉴스1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란 전쟁의 새 변수로 떠오른 후티 반군은 팔레스타인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와 함께 이란의 주요 대리 세력 이른바 '저항의 축' 가운데 하나다.

종교단체를 모태로 하는 후티 세력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계기로 무장활동을 본격화한다. 미국에 협조한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을 '이슬람의 배신자'로 규정하고 반(反)미국, 반서방 구호를 내세웠다. 예멘 정부군이 2004년 후티 반군 지도자 후세인 알 후티를 제거했으나 반군은 그를 순교자로 추앙하며 더욱 거세게 저항했다. 결국 예멘은 내전에 빠진다.

후티 반군은 예멘 북부 도시 사다에서 무장활동을 시작해 수도인 사나, 예멘 최대 항구도시 호데이다까지 장악했다. 점령한 영토는 예멘 국토의 30%이지만 이곳에 인구 70~80%가 모인 주요 도시가 있다. 때문에 현지에서는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정부군보다 영향력이 강하다.

후티 반군은 수시로 호데이다를 거점으로 홍해 무역로에서 무력 시위를 벌였다. 2023년 가자 지구 전쟁으로 하마스와 헤즈볼라 세력이 약화하면서 후티 반군에 대한 주목도가 더 높아졌다. 게다가 수년간 내전에 따른 전투 경험, 다양한 무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이란전쟁에 참전할 경우 변수가 될 수 있다. 홍해 남단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막히면 세계 해상운송이 또 한 번 타격을 입는다.

후티 반군의 참전은 예멘과 국경을 맞댄 수니파 국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자극해 중동 확전을 자극할 수도 있다.

시아파 천년귀족 가문 중심 단체→무장조직화

후티가 추종하는 이슬람 시아파의 일파인 자이디파는 '부정 통치에 봉기해야 한다'는 교리를 따른다. 후티라는 이름은 왕정 시절 예멘에서 귀족이던 후티 가문에서 유래했다. 예멘은 1962년 혁명 전까지 1000년 가까이 소수의 시아파 왕족과 귀족들이 다수의 수니파 국민을 다스리는 체제를 유지했다.

후티 가문은 1962년 공화국 수립 이후 세력이 급격히 약화했다. 1980~1990년대 종교단체 '믿는 청년들'을 창설, 결속을 도모했는데 이 단체가 후티 반군의 모체다. 후티 반군은 2014년 수도 사나를 장악한다.

현재 예멘은 후티 반군, 남부 아덴을 통치하는 망명 정부, 남예멘 독립을 주장하는 제3세력 남부과도위원회(STC)의 대립으로 극도의 혼란 상태다. 남·북 예맨으로 갈라졌던 예멘은 1994년 내전 결과 북예멘이 남예멘을 병합하는 형태로 합쳐졌다. 그러나 STC는 다시 남예멘만을 위한 독립 국가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멘 정부군과 STC 배후에는 각각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있다는 평가다. 사우디는 예멘 정부군을 통해 예멘 전체를 영향권에 두길 바란다. 사우디에 비해 국력이 약한 UAE는 무칼라, 아덴 등 예멘 남부 아덴만 일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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