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3.3%에서 3.1%로 낮춘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장기화되고 중동 석유 시설에 추가 피해가 발생한다면 세계 경제는 최악 시나리오로 치달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IMF는 14일(현지시간) 공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최소 0.2%포인트(p) 하락할 것이라며 내년 물가상승률이 6%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피에르 올리비에 구린샤 IMF 연구국장은 성장률 전망치 3.1%에 대해 올해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19% 상승한다는 낙관적인 시나리오에 기반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IMF는 올해 국제유가가 21.4% 상승할 것으로 본다. 낙관적인 시나리오에 기반하더라도 물가상승률은 최근 추정치(3.8%)보다 높은 4.4% 수준으로 예측됐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장기화하고 중동 석유 시설에 추가 피해가 발생한다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2.5%를 기록하고 물가상승률은 5.4%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봤다. 에너지 공급난이 내년까지 지속될 경우 올해는 물론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2%대에 머무를 것이며 물가상승률은 6%대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 피해가 집중되며 특히 경제 충격에 취약한 저소득, 개발도상국의 피해가 가장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페르시아만 일대 원유 수출국들도 이번 전쟁으로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했다. 여파는 중동 인접국은 물론 아프리카 국가까지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원유 수출국에서 근무하는 이주 노동자들이 본국으로 보내는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는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는 최선의 방법은 전쟁을 조속하고 질서있게 종식시키는 것"이라며 "신속한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통해 경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린샤 국장은 "현재 충격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물가 급등 상황을 연상케 한다"며 "당시 경기 침체 없이 이뤄진 통화 긴축과 디플레이션은 정책 성공 사례로 평가할 만하지만 지금도 같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고 했다.
이어 "가격 상한제, 보조금 지급등 무차별적인 정부 정책 개입은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비용만 많이 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모든 재정 지원은 특정 분야에 국한된, 일시적인 조치로 제한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취약 계층 가계와 기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은 광범위한 보조금 정책보다 재정 부담이 낮고 효과는 더 큰 경우가 다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