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군인과 정착민이 요르단강 서안 점령지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몰아내기 위한 수단으로 성폭력과 성적 가해를 자행한다는 인권단체(NGO)의 지적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국제 인도주의 단체 연합체인 웨스트 뱅크 프로텍션 컨소시엄(서안지구 보호 컨소시엄)이 최근 보고서에서 3년간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해 발생한 성폭력 사례들에 대해 보도했다.
지난 3년간 이스라엘 군인과 정착민이 주민들의 잔류를 막기 위해 성폭력을 자행한 것으로 기록된 사례는 16건이다. 해당 보고서는 생존자들이 겪는 수치심과 낙인 탓에 실제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들은 강제 탈의, 고통을 수반하는 신체 수색, 성기 노출, 성폭력 위협 등을 겪었다고 증언했다.
한 여성은 자택에 들이닥친 군인과 정착민들에게 알몸 상태로 신체 수색을 당하는 과정에서 모욕적인 발언과 함께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강요받았다고 진술했다.
소년을 포함한 남성 피해자들도 많다. 야외에서 다른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알몸으로 결박된 채 폭행당하거나 성기가 묶이는 등 가혹행위를 당한 사례도 있다. 이 밖에도 팔레스타인인을 향해 소변을 보거나 알몸 결박 상태를 촬영해 유포하고 화장실을 이용하는 여성을 뒤쫓는 행위가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특히 소녀들을 향한 성폭력 위험도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과 소녀들은 성폭력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학교를 그만뒀으며, 일부 15~17세 소녀들이 조혼을 택하는 경우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서안지구 내 팔레스타인인 거주지의 83가구를 단체가 인터뷰한 결과 3분의 2 이상이 여성과 아동을 겨냥한 폭력과 소녀들을 향한 성희롱으로 인해 이주를 결심하게 됐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당국이 서안지구에서 발생하는 성폭력과 성희롱을 제대로 처벌하지 않으면서 유사 범죄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르단강 서안은 원래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이었지만,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점령했다. 이후 이스라엘 정착민 유입이 계속되면서 현재 약 50만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