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려고…" 중독 부르는 카페인 함정

"공부하려고…" 중독 부르는 카페인 함정

홍효진 기자
2026.04.22 04:05

청소년정책연구원 보고서
청소년 10명 중 6명 "최근 6개월간 일정빈도 섭취"
일상적 각성 유지 수단 남용… 의존도 갈수록 커져
성인보다 분해능력 약해, 수면장애·성장방해 우려

국내 청소년 커피 및 고카페인 음용 경험/그래픽=김지영
국내 청소년 커피 및 고카페인 음용 경험/그래픽=김지영

국내 청소년 10명 중 6명꼴로 '고카페인 음료를 마신 경험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되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성인보다 카페인 분해력이 부족한 청소년이 많은 양의 카페인을 장기간 섭취하면 쉽게 내성이 생겨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21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청소년 유해약물 사용실태 및 정책방안 연구' 보고서에 공개된 '국내 청소년 커피 및 고카페인 음용경험' 조사(인원 3384명) 결과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일정 빈도로 고카페인 음료를 마신 청소년은 응답자의 61.2%에 달했다. 한 달에 '10회 이상' 마신다고 응답한 비율은 10.8%로 고카페인 음료가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일상적 각성유지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실제 청소년의 카페인 섭취는 '피로회복'과 '각성유지'라는 기능적 목적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맛이 좋아서 마신다'는 응답은 41.7%에 그쳤지만 '시험공부나 과제수행시 마신다'는 응답은 57.8%로 절반을 넘었다. '카페인 음료는 피로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와 '집중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문항에서 긍정적 응답은 각각 37.8%와 49.7%, 부정적 응답은 각각 38.6%와 24.7%였다. 일상에서 카페인은 집중력 향상과 각성효과를 위해 사용된다. 문제는 너무 많이 먹는 경우다. 특히 청소년은 성인보다 카페인 분해능력이 떨어져 과다섭취시 부작용 정도가 더 심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청소년의 일일 최대 카페인 섭취 권고량은 체중 1㎏당 2.5㎎이다. 60㎏ 기준 150㎎ 수준이다. 시중 고카페인 음료는 한 캔(250~355㎖)당 60~100㎎ 카페인이 함유됐는데 용량에 따라 그 양은 다르지만 2캔 이상만 먹어도 하루 권고량과 비슷하거나 이를 쉽게 넘길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섭취량이 누적될수록 의존도가 커진다는 것이다. 이해국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청소년이 고카페인 음료를 통해 '내 정신기능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가장 큰 위험요소"라며 "많은 카페인을 지속해서 섭취하면 물질의 작용(집중력 개선 등)이 누적돼 내성이 생기고 결국 이전보다 더 많이 먹어야 안정감을 찾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조금이라도 집중력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고는 견디기 힘들고 긴장도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희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진료 중 만난 10대 중에서도 처음 고카페인 음료를 마실 때보다 섭취량이 점점 늘어 하루에 에너지음료를 몇 캔씩 달고 사는 사례가 적잖다"며 "이미 공황장애나 불안증을 앓는 아이들이 카페인에 중독될 경우 증상이 더 심해지고 반대로 양을 줄이면 금단현상으로 힘들어하기도 한다. 수면장애를 겪어 피로감이 쌓이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커피) 한 잔 정도의 카페인 섭취는 큰 문제가 없지만 권고량을 넘기면 뇌호르몬 및 신경세포 발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불안감 유발, 수면패턴 및 성장방해 등 여러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청소년기에 고카페인 음료는 최대한 피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홍효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홍효진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