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22주' 몸으로 마라톤 풀코스 완주…"엄마도 도전할 수 있다"

차유채 기자
2026.04.25 06:00
임신 22주 상태에서 보스턴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영국 여성 육상 선수 캘리 하우거-태커리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캘리 하우거-태커리 인스타그램 캡처

임신 22주 상태에서 보스턴 마라톤 풀코스(42.195㎞)를 완주한 영국 여성 육상 선수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1일(이하 현지 시간) BBC와 피플지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 하우거-태커리(33)는 20일 열린 보스턴 마라톤에서 2시간 43분 58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65위를 기록했다.

이는 개인 최고 기록보다 20분 이상 늦은 성적이지만, 그는 "이전 어떤 레이스보다 더 의미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임신 22주 차로, 오는 8월 출산을 앞두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이번 대회는 임신 이후 세 번째 출전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호놀룰루 마라톤에서 임신 사실을 모른 채 출전해 우승했고, 이후 임신 8주 상태로 나선 휴스턴 마라톤에서도 2시간 24분 17초로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 레이스는 순탄치 않았다. 약 8㎞와 17㎞ 지점에서 둔부 신경 압박으로 두 차례 치료를 받아야 했고, 한때 오른쪽 다리를 제대로 들지 못할 정도의 통증을 겪었다. 여기에 임신으로 인한 신체 변화로 경기 도중 두 차례 화장실을 이용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후반부에 페이스를 회복하며 끝까지 완주에 성공했다. 그는 "후반에는 몸과 조화를 이루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임신 중 마라톤에 출전한 것과 관련해서는 충분한 준비와 상담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그는 "훈련을 멈추고 목표 없이 지내는 것이 오히려 낯설었다"며 "의료진과 상의한 뒤 몸 상태를 고려해 경기에 나섰다. 엄마이면서 동시에 선수로서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만 "임신 중 완주는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분간 추가 대회 출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이렇게 많이 웃은 적도, 행복한 눈물로 그렇게 많이 울었던 적도 없다"며 "내가 마라톤에 출전한 것과 관련해 저마다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나는 괜찮다. 나는 내 몸과 내 한계를 잘 알고 있다"고 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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