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 세계서 한국만 '망 사용료' 부과"…왜곡 주장으로 또 압박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04.28 07:40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월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6 세계경제포럼 연차회의'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7일(현지시간) 한국의 네트워크 사용료(망 사용료) 정책에 대해 또 불만을 드러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세계 어느 나라도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의 트래픽 전송에 네트워크 사용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며 "한국만 제외하고"라고 비판했다.

USTR의 이 같은 언급은 미국 수출업체들이 직면한 외국의 무역장벽 10가지를 나열한 게시물 중 네번째 사례로 소개됐다.

USTR은 한국의 망 사용료 부과 움직임에 대해 매년 발표하는 무역장벽보고서(NTE)를 통해 여러차례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지난달 31일 발간된 올해 NTE 보고서에서도 망 사용료 정책을 한국의 플랫폼 규제법안, 위치 기반 데이터 등의 국외 반출 제한, 결제 서비스와 관련한 복잡한 인증·보안 기준 등과 함께 서비스 분야 장벽으로 지적했다.

이번 발언은 USTR이 해외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대대적인 무역관행 조사를 예고한 상태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USTR은 미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등이 위법하다고 판결한 뒤 대체관세 부과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의 망사용료를 주요 무역장벽 사례로 거론하면서 무역법 301조 조사를 위협하는 한편, 한국이 관련 입법을 진행하지 않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빅테크들은 이용자들이 통신사에 이미 인터넷 접속료를 지불하는 상황에서 추가로 망 사용료를 내는 것은 이중과금이라며 한국의 망 사용료 부과 움직임을 비판해왔다. 또 '망 중립성' 원칙에 따라 트래픽 양을 이유로 서비스에 차등을 두거나 추가 요금을 부과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SK, KT 등 국내 통신사들은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미국 빅테크들의 트래픽 급증으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는 상황에도 이들 기업이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며 형평성 차원에서 망 사용료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USTR이 한국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망사용료를 부과하는 국가라고 언급한 것은 과도한 수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관련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아직까지 미국 기업 등에 사용료가 부과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논의 자체를 문제삼는다고 하더라도 전 세계에서 한국만이 유일한 문제라는 지적도 사실과 다르다. 유럽연합(EU)에서도 망 사용료 법제화 논의가 이뤄졌다.

한편 USTR은 튀르키예의 미국산 쌀 수입금지, 일본의 러시아산 수산물에 대한 일부 수입 개방 조처, 나이지리아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호주의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규제 등도 외국의 무역장벽으로 이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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