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하원이 11일(현지시간) 공금 유용 등의 혐의를 받고있는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의 라이벌이자 차기 대권 주자인 두테르테 부통령은 탄핵 위기에 놓였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탄핵 소추안은 전체 318명의 하원 의원 중 255명의 찬성을 얻었다. 필리핀 헌법에서 탄핵안은 하원에서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찬성표를 받으면 상원으로 넘어간다. 만약 상원에서 탄핵 판결(3분의 2 이상 찬성)을 받게되면 두테르테 부통령은 즉시 해임되며 평생 공직 자리에 오를 수 없게 된다.
하원에서 두테르테의 탄핵안이 통과된 것은 지난해 2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에는 상원 회부 상황에서 대법원이 절차를 문제 삼아 중도 무효화했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공금 유용 및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암살 시도 등 4가지 혐의로 소추됐다. 특히 그는 2024년 11월, 자신이 피살될 경우 경호원에게 대통령 부부를 암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필리핀은 오는 2028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데 부통령은 유력 대권 후보로 꼽힌다.
한편 사라의 아버지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3년 전 외국서 귀국하는 공항에서 국제형사재판소(ICC) 수배령에 의거해 필리핀 경찰에 의해 체포, 네덜란드 헤이그 ICC 본부로 이첩됐다.
로드리고는 대통령 취임 직후 초사법적 '마약과의 전쟁' 명령을 내려 경찰들로 하여금 법적 절차 없이 용의자들을 살해 처단할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반인륜적 범죄 행위에 대해 ICC 재판부가 소속 검찰의 조사 및 기소를 승인하면서 전세계적 수배 체포령이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