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국민배당금' 한마디에 코스피 급락?..."재분배 압박 키워" 외신 분석

양성희 기자
2026.05.12 15:48

(상보)블룸버그 보도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사진=뉴시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AI(인공지능) 시대 과실을 '국민배당금'이란 이름으로 모든 국민에게 나눠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증시가 요동 쳤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김 실장이 SNS(소셜미디어)에 이 같은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 한국 증시가 출렁였다고 보도했다.

김 실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AI 인프라 시대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고 반세기에 걸쳐 전국민이 함께 쌓아온 산업 기반 위에서 나온다"고 적었다. 이어 "그 과실의 일부는 전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를 '국민배당금'으로 이름 붙였다. 이 발언이 알려져 코스피가 하락했다는 게 블룸버그 주장이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1.17포인트(1.68%) 오른 7953.41로 출발해 장중 한때 7999.67까지 오르며 8000선을 넘봤다. 그러나 오전 10시쯤 급락하면서 장중 한때 5.12% 떨어진 7421.71까지 내려갔다. 동시에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와 2위 SK하이닉스 주가도 약세로 급전환했다. 이날 오후 1시20분 기준 외국인 순매도 1·2위 기업은 각각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12일 코스피가 장중 한때 7999.67까지 오르며 8000을 넘봤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나타난 모습./사진=뉴스1

크리스티 탄 프랭클린 템블턴 연구소 수석 투자 전략가는 "김 실장의 제안은 추가 세금 부과에 기반했기 때문에 납세자 입장에서는 정부가 아닌 자신들의 비용 부담을 우려할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호민 리 롬바르드 오디에 수석 전략가는 "김 실장이 예상치 못한 국민배당금 발언을 하면서 코스피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면서 "다만 이를 횡재세가 아니라고 부인한 이후 투자 심리가 다소 살아났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한국 고위 정책 관계자가 AI 수익을 국민 배당금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들을 부강하게 한 AI 이익에 대한 재분배 압박을 키웠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글은 한국 증시에 급격한 변동을 불러일으켰고 투자자들은 국민배당금 제안 의도를 파악하려 애썼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면서 "이후 김 실장이 기업 이익에 대한 새로운 횡재세를 도입하자는 것이 아니라 AI 붐으로 늘어난 초과 세수를 활용하자는 의미라고 해명하면서 코스피는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급락 후 반등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김 실장의 발언이 AI 등장으로 빈부격차가 더욱 커지는 위험성을 경고하는 일부 정치인, 경제학자들의 목소리와 궤를 같이 한다고 봤다. 블룸버그는 "한국에서는 이 같은 우려가 커지면서 AI 붐에 따른 이익을 더욱 공정하게 나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파업을 예고하며 사측과 갈등중인 상황도 보도에 담았다. 삼성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것을 근거 삼았다.

블룸버그는 김 실장의 글을 인용해 AI 시대 초과 이윤은 소수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김 실장은 "AI 시대 초과 이윤은 속성상 집중된다"며 "메모리 기업 주주, 핵심 엔지니어, 수도권 자산 보유자 등은 매우 큰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고 상당수 중간층은 구매력 개선 등 간접 효과만 누릴 수 있다"고 썼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