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발 물가 폭등에 미 국채 발행금리 5% 돌파...미국의 이중고

조한송 기자, 윤세미 기자
2026.05.14 16:20

인플레우려 현실화...연준 금리인상 나설까

월가점령시위

이란 전쟁이 촉발한 국제유가 상승이 미국 생활 물가를 비롯해 국채 금리 상승 등 경제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 지표로 꼽히는 도매물가(PPI·생산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6% 뛰자 30년 만기 미 국채 발행금리가 5%를 돌파했다. 30년물 국채 발행금리가 5%를 넘어선 것은 2007년 이후 19년만이다.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 이에 대한 압력이 공급망 전체로 이어지며 생활 물가 전반이 뛰어오른 영향이다. 화폐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만기가 긴 장기 채권 투자 매력도 떨어져 정부가 부담해야 할 이자 부담도 높아졌다. 통화 정책으로 소비자 물가를 안정화시키는 동시에 경제 성장까지 도모해야 하는 미국 중앙은행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가치 떨어진 미 국채...트럼프 행정부 이자 부담 늘어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13일(현지시간) 250억달러(약 37조3400억원) 규모의 새로운 30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입찰 결과 최고 수익률은 5.046%에 달했다. 이는 미국 30년 국채의 발행금리가 5%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FT는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이란 전쟁이 새로운 인플레이션 급등을 촉발했다는 신호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최신 결과"라고 평가했다.

30년물 국채 발행금리는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대비 6% 급등,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는 데이터가 발표된 직후 상승했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지속하면서 만기가 긴 장기채권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물가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장기채의 가치가 더 크게 하락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쟁 시작 이후 약 0.4%p(포인트) 상승했다. 그만큼 미국 정부가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 비용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컬럼비아 스레드니들'의 에드 알후세이니 매니저는 "부채 자금 조달 비용이 훨씬 더 비싸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습 단행 이후 중동지역 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1일 서울 시내의 한 마트에 이스라엘 산 레드 자몽 등의 수입과일이 진열되어 있다. 2026.03.01.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소비자물가 선행지표도 6%로 껑충...금리인상 가능성 솔솔

도매 물가(PPI)는 흔히 소비자물가(CPI)의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은 13일(현지시간) 미국의 4월 PPI가 전년 대비 6% 상승했다고 밝혔다. 2022년 12월 이후 최고치이자 시장 예측치인 4.8%를 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결과다. 전월 대비로는 1.4% 상승해 2022년 3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시장 전망치는 0.5% 상승이었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진단한다. 컨설팅업체 RSM의 조셉 브루스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뜨거운 물가 수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공급망 전체에 누적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시장은 PPI가 발표되자 내년 4월까지 금리가 인상될 확률을 종전 56%에서 80%로 높였다. 기록적인 물가 상승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해야 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수잔 콜린스 총재는 13일 "에너지 충격이 성장 전망에는 하방 압력을, 인플레이션에는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연준이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시나리오를 구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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