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원래 잘 넘어져"...'살인혐의' 망고 창업주 아들, CCTV 공개

이재윤 기자
2026.06.01 11:01
스페인 패션 브랜드 '망고' 창업주 이삭 안딕과 그의 장남 조나단 안딕. 부친 살인 혐의를 받는 장남 조너선 안딕이 부친의 낙상 장면이 담긴 과거 CCTV(폐쇄회로TV)를 공개했다./사진=뉴스1(피플 화면 갈무리)

스페인 패션 브랜드 망고(Mango) 창업주 이삭 안딕의 추락사를 둘러싼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살인 혐의를 받는 장남 조너선 안딕이 부친의 낙상 장면이 담긴 과거 CCTV(폐쇄회로TV)를 공개했다.

29일(현지 시간) 더선 등에 따르면 조너선 안딕 측 변호인단은 이삭 안딕이 사망하기 약 10개월 전 바르셀로나의 한 건물 앞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한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이삭 안딕이 건물 입구 인근에서 걷다가 무릎이 꺾인 듯 앞으로 급격히 쏠리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계단 방향으로 넘어질 뻔했지만, 주변에 있던 남성 2명이 몸을 붙잡아 큰 부상은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너선 측은 이 영상을 근거로 이삭 안딕이 평소 무릎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고, 넘어질 때 손으로 몸을 방어하는 반응이 늦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너선 측 변호인단은 "손바닥 부상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사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고 있다.

이삭 안딕은 2024년 12월 1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근 몬세라트 산악지대에서 아들 조너선과 함께 하이킹을 하던 중 절벽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당시 그는 71세였다.

사건 초기에는 사고사로 알려졌지만, 수사 당국은 이후 사망 경위에 의문을 제기하며 조너선을 피의자로 전환했다. 조너선은 지난달 19일 체포돼 조사를 받았고, 법원은 보석금 100만 유로를 책정했다. 그는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여권을 제출했으며, 출국 금지와 주 1회 법원 출석 조건이 붙은 상태다.

수사 과정에서 조너선의 휴대전화와 사고 전 동선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수사 당국은 조너선이 부친 사망 전후 일부 메시지를 삭제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조너선 측은 휴대전화가 이후 해외 체류 중 도난당했으며, 새 기기를 제때 수령하지 못한 데에는 단순한 부주의가 있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또 조너선이 사고 전 같은 산악지대를 여러 차례 찾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수사 당국은 그가 부친과 함께 갔던 코스와 유사한 경로를 사전에 확인했을 가능성을 보고 있지만, 변호인단은 일부 방문 기록이 사실과 다르며 악천후로 산행을 포기한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조너선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최근 공개서한을 통해 "무죄를 입증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며 "현실과 맞지 않는 서사 속에서 가장 중대하고 부당한 비난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망고 부회장직에서도 물러나겠다고 했다. 망고 측은 조너선의 결정을 "일시적" 조치라고 설명하며 사법 절차가 신속하고 유리하게 마무리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냈다.

이삭 안딕은 1984년 형제와 함께 망고를 창업한 인물이다. 망고는 현재 전 세계 120여 개국에서 사업을 벌이는 유럽 대표 패션 브랜드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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