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은행이 하반기 금리인상을 시사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내에서도 금리인상이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인사가 늘고 있다. 이란전쟁으로 인한 물가불안 속에 '친트럼프' 인사들조차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우려하며 금리 얘기를 꺼내고 있다.
3일(현지시간)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은) 총재는 텍사스주립대 엘패소캠퍼스에서 연설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돌아오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리스크가 (고용보다) 인플레이션 쪽으로 치우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호르무즈해협 봉쇄기간과 원유생산 회복시기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물가안정을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 하반기에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 상승에도 경제활동이 견조하고 기업들의 실적이 "엄청난 호조"를 보이는 점에서 "(현재) 통화정책은 중립적이거나 심지어 다소 완화적으로 판단된다"고 짚었다.
지난 5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8% 올랐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PCE 물가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연준 목표치와 차이가 크다.
로건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위원으로 지난 4월 FOMC 때 금리동결에는 찬성했지만 성명서에 완화적인 정책편향이 포함되는 것은 반대했다.
전날(2일) 베스 해먹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데이터에 근거해 나는 고용 리스크보다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에 머무를 수 있다는 리스크가 커지고 있음을 우려한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고착화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기다리다간 더 큰 비용으로 더 큰 폭의 금리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먹 총재 역시 로리 총재와 마찬가지로 올해 FOMC 투표위원으로 지난 4월 FOMC 때 금리동결에 찬성하면서도 성명서에 완화적인 정책편향이 포함되는 것은 반대했다. 당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까지 3명이 성명서에 완화적 문구가 들어가는 것을 반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지명한 미셸 보먼 연준 감독담당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마저 최근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보먼 부의장은 지난달 29일 아이슬랜드에서 열린 경제콘퍼런스 연설에서 "공급망 혼란이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우리는 인플레이션의 광범위한 영향을 살펴보기 시작할 것"이라며 금리에 대한 입장을 바꿀 수 있음을 시사했다. 월러 이사는 지난달 22일 독일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이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지 않다"며 "인플레이션이 조만간 완화되지 않는다면 더이상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이날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선물시장에 따르면 올해 안에 금리가 한 번 이상 인상될 확률이 56.8% 반영됐다. 이달 17일 FOMC에서는 금리동결 확률전망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7월29일 회의에서 금리인상이 이뤄질 확률은 10%를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