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이 끌어올린 美 물가…'올해 금리 인하' 낙관론 쏙 들어갔다

김종훈 기자
2026.06.11 16:10

5월 미국 CPI 3년만에 최고치…골드만삭스, '올해 금리인하' 전망 철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대통령집무실에서 법령에 서명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자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힘을 잃고 있다. 일부에선 연말 금리인상 가능성이 나온다. 단 전문가들은 CPI 세부 내용을 분석, 올해 금리인상보다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시나리오에 무게를 둔다.

골드만삭스, 올해 금리 인하 전망 철회

골드만삭스는 CPI 발표 전날 내놓은 분석 글에서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을 거뒀다. 데이비드 메리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12월, 내년 3월 두 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란 전망을 철회하고 금리 인하는 내년 6월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리클 이코노미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고공 행진, AI(인공지능) 투자 활성화로 인한 유동성 증가 등 여러 요소가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개인소비지출(PCE)이 연준 목표치인 2%에 도달할 때까지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28일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 발표에 따르면 4월 미국 PCE는 1년 전보다 3.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 5월 PCE(3.8% 상승)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PCE는 CPI와 같은 물가지수다. PCE가 CPI보다 물가 변동을 더 자주 반영하기 때문에 연준은 CPI보다 PCE를 중시한다. 다만 CPI가 PCE보다 발표 시기가 빨라 시장은 PCE보다 CPI에 더 크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 1%' 무너진 낙관론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의 금리예측 서비스 페드워치는 10일(현지시간) 5월 CPI 발표 직후 이달 16~17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1.46%로 집계했다. 한 달 전만 해도 이번에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확률이 12.16%였던 만큼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올해 FOMC는 7월28~29일, 9월15~16일, 10월27~28일, 12월8~9일 4번 더 예정됐다. 한 달 전까지 CME는 올해 안으로 금리 인하 결정이 나올 확률을 10% 안팎으로 봤으나 현재는 1% 안팎으로 본다. CME 계산대로라면 최소한 10월까지 금리는 현행 3.5~3.75%로 유지된다.

CME는 10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45.49%,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41.60%로 집계했다. 금리를 인상한다 해도 중간선거가 끝난 12월일 가능성이 높다.

스카일러 와이난드 리건 캐피털 CIO(최고투자책임자)는 "(올해) 금리 인하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며 "중간선거 전 금리인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그래도 연내 금리 인상은 '글쎄'

5월 CPI 세부 내용은 올해 금리 동결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물가 측정 품목 전체를 대상으로 한 헤드라인 CPI는 4.2% 상승이었지만 근원 CPI는 2.9%로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근원 CPI는 계절과 지정학적 영향을 많이 받는 식료품, 에너지 품목을 제외하기 때문에 보다 장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준다.

23.5% 상승률을 보인 에너지 품목을 제외하면 5월 CPI는 대체로 안정적이었다. 4월 PCE도 비슷한 추세였다. 중동 정세와 기름값만 안정되면 금리 인상 없이도 물가가 단기간 내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메리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역사적으로 연준은 일시적인 유가 충격에 대응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자제하는 경향이 있다"며 "(중동)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는 징후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이코노미스는 근원 물가 상승 압력이 앞으로도 완화될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금리 인하를 기대하지 않지만 금리 인상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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