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뉴욕 온다" 헐값 끝낼 기회?…"역대급 상장" 월가·외신 들썩

백소희 기자
2026.06.25 15:46

[머니&마켓]"IPO 규모 중국 알리바바·사우디 아람코 이상"
미국 증시 반도체ETF 편입 기대...마이크론에 경쟁압박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462.43포인트(p)(5.46%) 오른 8933.45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통해 약 300억달러를 조달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월가에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기업가치를 높일 기회라면서도 미국 기업 마이크론에게 경쟁 압력이 높아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7월 10일 SK하이닉스의 기업공개(IPO)는 역대 최대 규모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비중있게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미국예탁주식(ADR)을 나스닥 글로벌셀렉트마켓에 상장해 294억달러(약 45조 45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조달 자금을 추가 생산 능력 확충과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장비 구매에 사용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공모가 2014년 중국 알리바바의 250억달러, 2019년 사우디 아람코의 256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한다.

미국 상장은 기업 가치 재평가를 통해 주가를 높일 기회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이번 상장을 통해 마이크론 대비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조달 자금으로 설비투자를 확대하면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메모리시장 후발주자인 마이크론으로선 투자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마이크론의 주가는 9.46배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로 거래되고 있다. 하이닉스는 6.97배로 업계 영향력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낮다. 올해 1분기 매출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점유율 58%로 마이크론(21%)과 격차가 크다.

"하닉, 美 조달자금 설비투자시 가격경쟁력 도움"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미국 증시 상장시 반도체 ETF인 반에크 반도체 ETF(SMH)나 아이셰어 반도체ETF(SOXX) 등 주요 반도체 ETF 편입 가능성도 커진다. 패시브 펀드의 의무 매수로 유동성이 확충되고 기업가치 상향 여지도 커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DA 데이비슨의 길 루리아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 마이크론과 샌디스크에서 SK하이닉스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미국 증시에 상장한 대만 기업 TSMC의 선례가 있다. TSMC는 미국 상장을 통해 외국인 투자 유입을 확보했고 AI 관련 주가 상승세에 힘입어 성장했다. 싱가포르 픽텟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존 위타르는 "ADR은 유동성이 매우 높고, 대만 상장 대비 지속적으로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며, 글로벌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AI 및 메모리 기업들이 데이터 센터 구축에 열을 올리며 자본 시장에서 돈을 끌어모으는 최근 추세와 일치한다. 스페이스X는 최근 294억달러 규모의 IPO를 실시하며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앤트로픽과 오픈AI도 이르면 올해 안에 수백억달러 규모의 IPO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공급 불균형이 최소 18개월 이상 지속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탄탄한 수요가 확인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 센터 구축의 핵심 부품인 HBM 분야에서 앞서있다. AI프로세서 선두주자인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FTSE 러셀의 글로벌 투자 연구 책임자인 인드라니 데는 "SK하이닉스의 뛰어난 실적은 HBM 칩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며 "HBM 시장에서 공급 부족 현상은 향후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마이크론은 이날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배 증가했다며 반도체 공급 불균형으로 수요가 풍부하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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