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갈등 쌓인 中·EU…"10월까지 가시적 성과 낸다"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06.30 13:35

무역 불균형 문제로 대립 수위를 높이고 있는 유럽연합(EU)과 중국이 오는 10월을 양측의 갈등을 풀기 위한 시한으로 설정했다. 막대한 대 중국 무역적자를 겪고 있는 EU측이 '10월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라'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도 EU의 이 같은 강경 기조에 강하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EU측은 가을에 다시 베이징을 방문해 진척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의 핵심 통상 협상에서 양측은 무역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장관급 협의 플랫폼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양측이 동일한 무역 통계를 활용해 수입 급증 여부를 함께 점검하고 수입이 사전에 설정한 '레드존' 수준에 도달하면 즉시 정치적 협의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협상에서 이례적으로 △무역·투자 균형△수출 통제△지식재산권△WTO개혁 등 네 개 분야를 중심으로 실무 협의를 진행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SCMP는 중국이 그동안 유럽의 무역 관련 우려를 공개적으로 부인해 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합의는 상당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10월까지 의미 있는 진전이 없으면 EU도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이번 중국과 EU의 협상은 열흘 전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3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정책을 본격 논의한 직후 열렸다. 당시 다수 회원국은 유럽이 현재 '차이나 쇼크'를 겪고 있으며 중국 기업들이 낮은 가격으로 유럽 제조 산업을 압박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EU의 대중 무역적자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무역적자는 2025년 기록했던 하루 약 10억 유로(약 1조7600억원)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회원국 정상들이 신속한 조치와 구체적 성과를 강하게 요구했다"며 "가을에 다시 베이징을 방문해 진척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처음부터 EU와 중국의 무역 관계를 균형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며 ""현 추세는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현 상태를 그대로 둘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장관급 협의 플랫폼 출범에 합의했지만, 중국도 여전히 EU의 대중 강경 기조에 강하게 반발하는 양상이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최근 EU가 추가 제재를 시행할 경우 중국도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중국중앙TV(CCTV) 계열 SNS 계정인 위위안탄톈은 유럽과의 교역이 완전히 중단되더라도 중국은 버틸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EU가 중국과 협상을 계속하면서도 동시에 더욱 강경한 산업·통상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성의없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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