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중국공산당 창당 105주년 기념 연설에서 '당의 영도'를 신시대에도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가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의 출발점인 만큼 경제와 기술 도약에 대한 청사진이 제시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당의 정당성과 영도 체제를 재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미국과 서방을 겨냥한 메시지 역시 창당 100주년 연설과 비교해 한층 수위를 낮췄다.
시 주석은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창당 105주년 기념대회에서 "중국공산당이 105년의 분투 속에서 끊임없이 빛나는 성취를 이룰 수 있었고, 역사와 인민이 중국공산당을 선택한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 당이 다른 정당과 정치세력이 비교할 수 없는 우수한 특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오늘날 중국공산당은 세계적으로 중대한 영향력을 가진 최대 집권당으로 발전했다"며 "인민의 진심 어린 지지를 받고 있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업의 굳건한 영도 핵심"이라고 했다. 이어 "당의 전면적 영도와 당 중앙의 집중통일영도를 견지해야 한다"며 "당이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견지하고 발전시키는 역사 과정에서 언제나 굳건한 영도 핵심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시대를 향한 당의 영도를 위해 전면적이고 엄격한 당 관리가 필요하단 점도 언급됐다. 시 주석은 "전면적이고 엄격한 당 관리는 영원히 끝나지 않는 과제"라며 "반드시 신시대 당 건설 사상을 전면적으로 관철하고 신시대 당 건설의 총체적 요구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의 장기 집권 능력을 높이고 당의 선진성과 순수성을 유지하며 당과 인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강도 높은 반부패 투쟁을 이어가겠단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시 주석은 "반부패 투쟁에서 공략전, 지구전, 총력전을 단호히 수행해야 한다"며 "전면적이고 엄격한 당 관리 체계를 더욱 완비하고 정치 건설을 중심으로 당의 모든 분야 건설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영도가 강조된 데 비해 경제와 기술 도약에 관한 메시지는 "고품질 발전을 착실히 추진해야 한다"는 원론적 언급을 제외하면 사실상 없었다. 특히 올해부터 시작된 제15차 5개년 계획을 전후로 시 주석이 자주 언급한 △신질생산력△과학기술 자립자강△인공지능△과학기술 혁신△현대화 산업체계△반도체와 같은 단어들은 아예 언급되지 않았다.
미국과 서방을 겨냥한 메시지 역시 수위가 낮았다.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을 단호히 타격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에 반대한다"는 언급이 있었지만 이는 대만 이슈와 관련한 중국의 전통적 입장이란 점을 감안하면 미국, 서방을 향한 메시지라기 보다 대만 통일 의지의 재확인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2021년 창당 100주년 기념연설에선 사실상 미국과 서방을 향해 강도높은 발언을 내놨다. 당시 시 주석은 "우리는 어떠한 외국 세력도 중국을 억압하거나 예속시키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게 하려는 세력은 14억 중국 인민이 피와 살로 쌓아 올린 강철의 만리장성 앞에서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방의 중국 압박을 역사적 맥락에서 연결한 표현도 있었다. 시 주석은 "중화민족이 남에게 유린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던 시대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시 주석의 대외 연설에 자주 등장한 △패권주의 반대,△일방주의 반대△보호주의 반대 등의 표현도 이번 연설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대외적으로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을 추진해야 한단 메시지가 강조됐다. 시 주석은 "세계가 새로운 변혁의 시기로 들어선 갈림길에서 인류 공동의 가치를 널리 실천해야 한다"며 "새로운 국제관계 구축을 추진하고 글로벌 발전·안보·문명·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적극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