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71세' 거물 사망, 서열3위는 92세…美 고령화 리스크 급부상

백소희 기자
2026.07.14 15:12

故 그레이엄 잔여임기, '유일혈육' 여동생이 승계…주지사가 지명권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미국 상원의원이 4일(현지시간) 플로리다에서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 안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6.1.4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트럼프의 우군' 린지 그레이엄 미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71세로 돌연 별세, 미 의회의 고령화 리스크가 새삼 부각된다. 상하원을 합쳐 70~80대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다.

13일(현지시간) 미 매체에 따르면 헨리 맥매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내년 1월까지 그레이엄의 남은 임기를 채울 상원의원으로 고인의 여동생 달린 그레이엄 노돈을 지명했다. 노돈은 그레이엄보다 9살 어린 62세로 선출직 경험은 전무하다. 그레이엄은 22세가 되던 해 부모가 잇따라 사망한 후 여동생을 입양하고 법적 후견인이 됐다. 그레이엄은 평생 독신으로 지냈으며 여동생이 유일한 직계가족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법은 미국 연방 상원의원 공석 발생 시 개별 주의 법대로 처리하도록 한다. 사우스캐롤라이나를 포함해 대부분의 주는 주지사가 임시 후임자를 지명한다. 이후 특별선거 또는 정기선거를 통해 정식 후임자를 선출한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특별 경선이 8월 열린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보수 성향이 강한 편이지만 현재 민주당의 도전자도 만만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서 국방예산을 통과시키기 위한 '우군'을 잃은 데다 공화당 의석을 지켜야 하는 등 과제를 안게 됐다.

(AFP=뉴스1) 진성훈 기자 = 갑작스럽게 별세한 미국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의 뒤를 이어 남은 임기를 수행하게 된 여동생 달린 그레이엄 노돈이 13일(현지시간) 헨리 맥마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로부터 신임 상원의원 지명을 받은 뒤 발언하고 있다. 노돈 의원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이며,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새로운 상원의원을 뽑게 된다.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AFP=뉴스1) 진성훈 기자
의회 대신 재활센터 출석…상·하원 4분의 1이 70세 이상

의회 고령화 문제는 꾸준히 지적돼 왔다. 지난해 1월 제119대 의회가 소집됐을 당시 양원에 70세 이상 의원은 120여명으로 4분의 1에 육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당시 "현대 정치사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치"라고 꼬집었다. 45세 미만 의원은 16%에 불과했다. 가장 젊은 의회로 꼽히는 1981년 제97대 의회에서는 양원의 37%가 45세 미만이었는데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보스턴 칼리지 은퇴 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 남성의 평균 은퇴 연령은 64세, 여성은 약 62세다. 상원 평균은 66세로 미국 평균을 웃돈다. 현재 71세 이상인 상원의원은 정원 100명 중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하원까지 합치면 양원의 재적의원 530명 중 131명이 70세 이상이다.

그레이엄의 별세로 이 문제가 다시 수면에 올랐다. 현직 최고령자는 92세 나이로 상원 임시의장을 겸하고 있는 척 그래슬리 아이오와 공화당 상원의원이다. 그는 대통령 유고시 승계서열 3위이기도 하다.

상원에서 80대 의원은 7명이다. 민주사회주의자 진영을 이끄는 버니 샌더스 버몬트 무소속 의원은 85세로 여기에 속한다. 84세 미치 매코널 켄터키 공화당 상원의원은 최근 낙상 사고와 폐렴이 겹쳐 의회 대신 재활센터로 출석하고 있다.

스트롬 서먼드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의원은 100세가 넘도록 자리를 지켰다. 민주당에서는 지난해 70~90대의 의원 4명이 재임중 사망했다. 반대로 흔히 20대를 뜻하는 'Z세대'(젠지) 현역의원은 맥스웰 프로스트 플로리다 민주당 하원의원(28) 한 명뿐이다.

【워싱턴=AP/뉴시스】미치 매코널(앞줄 오른쪽) 미국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패트 투미 상원의원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초강력 대북제재안에 투표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2016.02.11
"21세기에 임대료 내 본 사람 원해"

로한 파텔 머저리티 데모크래프(민주당 다수파) 사무총장은 고령 정치인들을 향해 "50년 동안 육아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고 40년 동안 구직 활동을 하지 않았으며 30년 동안 주택을 사보지 않았다면 오늘날 미국인들이 직면한 문제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세대갈등이 부각되고 있다. 급진적 성향의 젊은 후보자들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현직 의원들과 맞붙는다. 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의원 예비선거에선 75세 마이크 톰슨 하원의원과 35세 벤처 투자가 에릭 존스가 경쟁한다. 톰슨 의원은 베트남 전쟁 참전 용사 출신이며 15선에 도전한다.

데이비드 호그 정치행동위원회 '리더스 위 디저브'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사람들은 현 상황에 정말 진절머리가 났고, 민주당으로부터 새로운 메시지뿐만 아니라 새로운 전달자를 원한다"며 "21세기에 실제로 임대료를 지불해 본 사람, 지난 10년 동안 자녀 양육비를 지불해 본 사람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로 여겼던 그레이엄 의원을 애도하며 18일까지 전국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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