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인가 진담인가…트럼프, 위헌인데 또 '3선 대통령' 발언

백소희 기자
2026.07.29 13:00

[백악관인사이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 만찬에서 '트럼프 2028' 모자를 던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차기 대선 출마를 언급하면서 헌법상 불가한 '3선 대통령'을 암시했다. 트럼프 행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과 정적들을 향해 작심 발언을 한 후 경직된 분위기를 풀기 위한 농담성 발언으로 읽히지만, 재선 전부터 '3연임'을 언급했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면서 진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워싱턴DC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 연례 만찬에서 "대통령 임기처럼 두 번째는 언제나 더 낫다"며 "세 번째는 훨씬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기자단 만찬은 총격 사건 탓에 재차 열린 것이어서 "두 번째가 낫다"고 농담한 것이지만 차기 대선과 맞물려 주목 받았다.

해당 발언은 언론사들에 비난을 쏟아낸 후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해 온 CNN 전 앵커 돈 레몬을 "TV에서 지능지수가 가장 낮은 사람"이라고 조롱하고 뉴욕타임스(NYT)를 "망해가는 신문"이라고 불렀다.

그는 연설 말미에 태도를 바꾸면서 "오늘 밤 내가 언론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보여주고, 여러분의 시청률을 유지해주기 위해 특종을 준비했다"며 "네 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법으로 금지된 '3선 대통령'을 언급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백악관에서 열린 소상공인 관련 행사에서 각종 세제 혜택 등을 설명하면서 "지금부터 8년이나 9년 뒤에 임기를 마치면 나도 (이 혜택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임기는 햇수로 3년 뒤인 2029년 1월 끝나지만 3번째 임기를 염두한 발언이다.

출마금지 알면서 계속 군불 때기…일부선 '비책' 주장도

3선 대통령에 대한 그의 언급은 농담과 진담 사이를 오간다.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은 부통령 후보로 출마한 뒤 당선된 대통령이 사임하면 대통령직을 승계할 수 있다는 이른바 '부통령 우회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건 너무 잔꾀 같다"며 일축했다. 이어 "헌법을 읽어보면 아주 명확하다. 나는 출마할 수 없다"며 "안타깝지만, 우리에게는 훌륭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재집권 직후인 지난해 3월 NBC 인터뷰에서는 "3선 도전은 농담이 아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공화당 소속 전 하원의장 뉴트 깅리치가 "트럼프는 재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트럼프 책사로 알려진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고문은 지난해 10월 영국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2028년에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3선 도전'을 위한 비책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당선 전인 2024년부터 '3연임'에 대한 야심을 드러냈다. 같은 해 5월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NRA) 연례 회의에서 그는 "FRD(프랭클린 D 루즈벨트 전 대통령)은 거의 16년이었다. 4선이었다"며 "우리는 3선으로 여겨질까. 아니면 2선으로 여겨질까"라고 했다. 관중들은 "3선"이라고 답했다.

미국 수정헌법 22조는 "누구도 대통령에 두 차례 넘게 선출될 수 없다"고 명시한다. 루즈벨트 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초로 4연임에 성공했으나 당시엔 중임 제한이 없었다. 루즈벨트 전 대통령은 4선 임기 초반 뇌출혈로 사망했다. 이후 미국은 수정헌법 22조를 통해 대통령의 3선을 금지시켰다. 또 수정헌법 12조는 "헌법상 대통령 자격이 없는 사람은 부통령직을 맡을 자격이 없다"고 규정해 일단 부통령에 당선된 뒤 대통령직을 승계한다는 '우회론'도 차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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