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없으면 반도체도 없다"…삼전닉스, 하루 46만톤 물 재활용

"물 없으면 반도체도 없다"…삼전닉스, 하루 46만톤 물 재활용

김남이 기자
2026.09.2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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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지난해 물 재이용량 1억6852만톤...수자원, 반도체기업의 '핵심 인프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캠퍼스 2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캠퍼스 2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는 물 한 방울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공조설비에서 맺힌 결로수조차 모아 정화한 뒤 냉각탑에 다시 사용한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정화해 온실가스 저감 등을 위한 대기오염 방지시설에 공급한다. 한번 사용한 물도 깨끗하게 만들면 공장 안에서 다시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발상이다.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미세공정 기술과 생산능력뿐 아니라 물과 전력 등 핵심 인프라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에도 달려 있다. 특히 물은 반도체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다. 반도체 공장에서는 일반적인 정수보다 훨씬 엄격한 수준으로 불순물을 제거한 초순수(UPW·Ultra Pure Water)를 사용한다.

초순수는 웨이퍼 표면의 미세 입자와 불순물을 씻어내는 데 쓰인다. 식각·증착 등 주요 공정 전후의 세정부터 화학물질 잔류물 제거까지 활용 범위가 넓다. 작은 불순물 하나도 반도체 결함과 수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첨단공정으로 갈수록 회로가 미세해지고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진다.

실제 반도체 공장이 사용하는 물의 양은 상당하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과 SK하이닉스의 글로벌 사업장 취수량은 각각 1억7901만톤, 1억1702만톤으로 총 2억9603만톤에 달한다. 국내로 좁히면 삼성전자 기흥·화성·평택·천안·온양 5개 사업장이 1억5324만톤, SK하이닉스 국내 사업장이 8350만톤을 사용했다.

반도체 생산능력이 확대되면 필요한 물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선택한 방법은 한번 확보한 물을 최대한 여러 번 사용하는 것이다. 공장에서 사용한 물을 회수하고 과거에는 버렸던 물까지 찾아내 다시 활용한다.

지난해 삼성전자(285,500원 ▲9,000 +3.25%)와 SK하이닉스(1,862,000원 ▲22,000 +1.2%)가 국내 반도체 사업장에서 재이용한 물은 약 1억6852만톤이다. 하루 평균 약 46만톤에 이른다. 국민 1인당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이 약 306리터(2024년 기준)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150만명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물을 매일 재이용하는 셈이다.

삼성전자, 결로수 모으고 하수 재이용… 재이용 수자원, 2년 만에 16% 증가
삼성전자 DS부문 용수 재이용량 /자료=삼성전자
삼성전자 DS부문 용수 재이용량 /자료=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기흥·화성·평택·천안·온양 사업장에서 재이용한 물은 1억797만톤이다. 2023년 9266만톤에서 2년 만에 약 16.5% 증가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공조설비에서 발생하는 결로수다. 삼성전자는 클린룸의 온도 조절을 위해 가동하는 외조기에 맺힌 물을 회수해 수질을 개선한 뒤 냉각탑 보충수로 활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폐수로 버리던 물이다.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물도 다시 쓴다.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처리해 공정 세정이나 유틸리티 용수로 재활용하고 공정별로 버려지는 물을 찾아 재이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설비 운영을 최적화해 애초에 필요한 물의 양을 줄이는 작업도 병행한다.

이런 활동을 통해 삼성전자가 지난해 국내 사업장에서 절감한 용수는 2187만톤으로 하루 평균 약 6만톤에 이른다. 1년 사이 절감량이 30.5%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수원·화성·오산의 하수처리수를 재이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처리된 하수를 다시 정화해 기흥·화성·평택 사업장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부터 하수 재이용수를 본격적으로 도입해 국내 5개 사업장의 전체 취수량을 2021년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 폐수 정화해 다시 쓴다… 누적 절감 목표 조기 달성
'국제물주간 2026' SK하이닉스 전시관 전경/사진제공=SK하이닉스
'국제물주간 2026' SK하이닉스 전시관 전경/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도 물의 '두 번째 쓰임새'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지난해 국내 사업장에서 재이용한 물은 6055만톤으로 2023년 4646만톤보다 약 30% 증가했다.

대표적인 곳이 이천사업장의 폐수 재이용 시설이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여러 단계에 걸쳐 정화한 뒤 스크러버 등 대기오염 방지시설에 다시 공급한다. 시설의 하루 처리 규모만 9만4400톤에 달한다.

스크러버 자체의 물 사용량도 줄이고 있다. 스크러버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를 처리하는 장치다. SK하이닉스는 스크러버 내부 구조와 물 분사 방식, 공급 경로 등을 개선해 필요한 물의 양을 줄였다. 냉각탑 등 공장 유틸리티 설비의 가동 조건도 최적화하고 있다.

청주사업장은 2023년 국내 반도체 업계 최초로 외부 하수처리 재이용수를 도입했다. 지난해 약 1080만톤에 달하는 하수 재이용수를 공급받아 사업장 용수로 활용했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절감한 물은 누적 3억337만톤으로 당초 목표였던 2억6400만톤을 넘어섰다. 2030년까지 누적 6억톤을 절감한다는 목표다.

해외 반도체 기업도 사정은 비슷하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재생수 사용을 확대하고 해수담수화 등으로 수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경쟁이 공정 기술과 생산능력을 넘어 물과 전력 등 핵심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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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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