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시리아 비밀 저장소에 보관된 핵물질을 제거하기로 시리아, 이스라엘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현지시간)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번 합의에 따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시리아의 비밀 저장소에 보관된 핵물질을 조만간 제거할 예정이다.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 두 명을 인용해 '사이트 99'라고 불리는 시설에 아사드 정권 당시 알키바르 원자로 프로젝트의 일부였던 핵물질을 보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리아는 과거 바샤르 알아사드정권 시절 북한의 지원을 받아 비밀 핵시설을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아사드 정권 붕괴 직후 해당 장소로의 접근을 막기 위해 입구를 폭격했다.
해당 시설에는 우라늄 광석에서 추출한 분말인 옐로케이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핵연료 주기 과정에서 추가 가공 및 농축이 가능한 물질로 파악된다. 해당 물질은 핵무기 제조에는 사용할 수 없지만, 핵폭발을 일으키는 대신 방사성 물질을 살포하여 주변 지역을 오염시키는 재래식 폭발 장치인 '더티 밤'에는 사용될 수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고위 관계자들은 1년 전부터 이스라엘 총리실 산하 안보 관계자들과 해당 시설 처리에 대해 논의해 온 결과 시리아 정부의 동의를 얻어 해당 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데 합의했다. 논의 과정에서 이스라엘 측은 "해당 부지에 핵물질이 남아 있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또 시리아가 해당 물질에 접근하려는 징후가 보일 경우 해당 시설을 다시 폭격하겠다고 경고했다.
한 미국 고위 관료는 악시오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접근 방식을 입증하고, 미국이 새로운 시리아 정부와의 긴밀한 관계를 활용하여 잠재적 위기를 무력화시킨 사례"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시리아가 알아사드 정권 붕괴 후 국제 사회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2007년 이스라엘의 시리아 원자로 폭격 후 시리아의 핵 생산 시설은 대부분 파괴됐다. 연구 개발·저장 목적의 시설만 일부 남아 있고 대부분은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찰스 리스터 중동연구소 상주 연구원은 "시리아의 새 정부가 알아사드 정권으로부터 물려받은 민감한 문제들, 특히 핵무기와 화학무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