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반도체 주문량 2배, 전쟁 같은 상황…내년이 가장 부족"

김종훈 기자
2026.08.14 14:49

"반도체 사이클 형태 더 길게 변할 것" 반도체 수요 장기 우상향 전망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최태원 SK 회장이 "내년이 메모리 반도체가 가장 부족한 해가 될 것"이라며 생산 능력을 빠르게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13일(현지시간) 공개된 CNBC 인터뷰에서 "반도체 생산 능력을 최대한 많이, 빨리 확장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고객사들 반도체 주문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수요가 폭발적이지만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장하려면 최소 4~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많은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 공장 증설 준비를 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고객사들의 올해 반도체 주문량이 평소의 2배 수준"이라며 "전쟁 같은 상황"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모든 나라가 자기 나라에 반도체 공장을 지어주길 바란다"라며 "그러나 반도체 공장은 600~700개에 달하는 소재, 부품업체가 뒷받침하는 시설이다. 이 생태계를 구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최 회장은 "당장 어디에 짓겟다고 말하기 어렵다. 알아봐야 할 것이 많고 계약도 많이 체결해야 한다"며 "(미국에 공장을 건설할) 의향은 있지만 적합한 장소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수요 급증을 가리키는 '반도체 수퍼사이클'이 예상보다 더 길게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최 회장은 AI(인공지능)을 4살 아이에 비유하며 "아이가 성장하면서 습득하는 지식, 기억을 어딘가에 저장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AI 기술이 발달할수록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AI 시대는 (이전과) 다를 것이다. 한 사람이 10개 AI 에이전트의 도움을 받을 것이고 그러려면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다"며 "(반도체) 사이클이 없어진 게 아니라 사이클의 형태가 변할 것이라 말하고 싶다. 사이클이 훨씬 길어질 것이라 본다"고 했다. 반도체 수요는 장기간에 걸쳐 우상향할 것이란 의미다.

인터뷰에서 최 회장은 엔비디아를 가장 중요한 고객사로 꼽으면서 "매년 신제품을 발표하는 엔비디아에 대해 경외심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젠슨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넘어 AI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며 "엔비디아가 없으면 AI 생태계도 존재할 수 없다"고 했다.

"AI 업계에 젠슨황 말고 다른 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에 최 회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사티야 나델라 CEO,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 등 하이퍼스케일러 기업 수장들을 "주요 고객이자 가끔 만나는 친구"로 꼽았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 물가가 연쇄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애플 같은 곳조차 가격을 올려야 했다"며 "내가 원하지 않았던 상황"이라고 했다. 물가 상승 우려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라도 반도체 공급을 신속히 늘려야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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