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세계 정치를 이끄는 인물로 최근 주목을 끄는 인물 중 한 명이 파키스탄의 실질적인 통치자 아심 무니르 원수입니다. 아심 무니르는 작년 6월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담을 가졌습니다. 국가의 공식 수반이 아니기 때문에 '정상회담'이라고 부르긴 어렵지만 사실상 정상회담을 가졌던 것입니다. 현재 파키스탄의 사실상 통치자는 샤리프 총리가 아니라 무니르 원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파키스탄의 최고 권력기관 중 하나인 정보기관 수장을 거쳐 육군참모총장, 그리고 해공군까지 아우르는 군 최고사령관 지위에 오른 인물입니다. 현재 진행중인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도 아심 무니르의 중재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외교에서도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오랫동안 인도를 미국편으로 끌어들이려는 대중국 봉쇄정책을 추진해왔습니다. 인도를 중국 견제에 이용하려는 전략입니다. 이를 위해 하와이의 태평양사령부도 '인도태평양사령부'로 바꾸는 등 '인도태평양'(인태) 전략을 구사해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2기에 들어 갑자기 파키스탄과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중국에 가까웠던 파키스탄 역시 미국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파키스탄은 미국만 바라보고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중동의 강호들과 군사동맹을 맺어가고 있습니다. 작년엔 사우디아라비아와 군사동맹을 맺었고, 얼마전엔 튀르키예까지 끌어들여 사우디와 함께 '3국 동맹'을 맺었습니다. 원래 이들과 가까운 이집트는 아직 밖에 있지만 언젠가는 이집트까지 끌어들여 '4국 동맹'을 만들어내리라 예상됩니다. 현재 미국이 빠져나가려는 범중동(남아시아까지 포함한) 지역에서 파키스탄-사우디-튀르키예-이집트가 하나의 축을 만들고 있고, 이에 맞서 이스라엘-UAE-인도가 라이벌 축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7월 24일자 '빅리드'는 아심 무니르의 야심찬 외교적 행보를 조명하면서 문제는 '국내정치'라고 지적합니다. 이 육군 원수가 국내정치를 힘으로 누르기만 하면 결국 국민이 힘으로 저항할 위험성이 있다고 우려합니다. 그는 결국 국민에게 경제적 성과를 보여줘야 할 것이고, 향후 국가를 이끌어갈 '서사'를 만들어내야 할 것입니다. 힘이 아니라 '설득'의 요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아심 무니르를 FT의 이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정치에서 불가피하게 힘을 사용해야 할 때도 있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피치자(被治者)들의 동의입니다. 아심 무니르 원수의 행보가 기대되고 또 우려됩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원수)이 2026년 6월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호가 내려다보이는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열린 미국, 이란, 파키스탄, 카타르간 4자 회담에 앞서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아심 무니르 육군 원수가 금년 4월 미국과 이란 간 평화 정상회담을 주최하기로 예정돼 있던 바로 전날, 사우디아라비아가 특별한 요청을 해왔다.
이 사안을 보고받은 두 사람에 따르면, 사우디의 모하메드 알자단 재무장관은 4월 10일 저녁 이슬라마바드의 화려한 총리 관저를 찾아 무니르와 차관 문제를 논의하면서 사우디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당시 사우디는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고 있었다. 지난해 파키스탄과 방위협정을 체결한 사우디는 파키스탄의 사실상 지도자인 무니르에게 병력과 군수품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런 조치가 임박한 미-이란 종전회담을 위태롭게 하고, 이란에 동조하는 사람이 수천 만 명에 이르는 파키스탄 국내에서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파키스탄으로서는 사우디의 재정적 후원이 절실했다. 불과 며칠 전 아랍에미리트(UAE)가 35억달러 규모의 차관을 회수하겠다고 통보해 파키스탄 정부를 충격에 빠뜨린 터였다. 이는 파키스탄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무니르는 전투기 1개 비행대와 공군 병력, 중국제 HQ-9 방공체계를 이란 해안을 마주 보는 사우디의 한 공군기지에 파견했다. 그 다음 주 사우디는 동맹국 파키스탄에 30억달러를 빌려줬다.
이 일화는 무니르가 사우디, 미국, 중국과 맺고 있는 파키스탄의 관계를 적극 활용하고, 자신의 권한을 동원해 외교정책을 재편하면서 국제적 영향력을 키우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으로 억누르려 하는 파키스탄의 경제적·정치적 난제도 여실히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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