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된 여론 환기 필요한 트럼프…'북미 정상회담' 재추진 포석

백소희 기자
2026.08.18 04:05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 숨은 의도 살펴보니…
전쟁 장기화·물가 상승, 중간선거 앞두고 지지율 부담↑
韓 이란전쟁 미지원 불만 반영·방위비 인상 압박 분석도
훈련축소 땐 亞 불안감 확대 전망… 일각 "영향 없을 것"

한미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을지프리덤실드·UFS) 연습 첫날인 17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주한미군 장병들이 이동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언급하며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할 것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한미연합훈련 축소, 자신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관계, 한국의 대이란 작전불참 등을 동시에 언급해 파장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함께 언급한 게 눈에 띈다. 북미 정상회담 재추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한국엔 방위비 부담 증대, 대미투자 압박 등 다양한 의미로 다가온다.

◇중간선거 앞두고 북미대화 손짓?

한미연합훈련 축소는 북한에 유화적 '손짓'을 보내는 셈이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을 무력침공을 위한 예행연습이라고 주장하며 매년 강력히 반발했다. 미국에선 이란전쟁 장기화, 유가 등 물가상승에 따른 여론악화가 부담이다. 북미 정상회담 카드는 지지율 하락을 막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주도권을 회복할 카드가 될 수 있다. 자신이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선거에 유리하게 쓰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지난 13일 '이란 이후: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재개 시나리오'라는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김 위원장과 회담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대비태세·동맹안보 흔들? 엇갈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뉴스1)

미국은 이란전쟁에 미사일을 대거 소모한 것은 물론 장기간 전투태세를 유지하느라 항공모함 전력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AP통신은 미 해군항모 'USS 조지워싱턴호'가 태평양에서 중동으로 이동, 장기간 작전중인 'USS 에이브러햄링컨호'와 교대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링컨호는 지난 5월 귀항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넘겼고 240일 넘게 해상에 머물러 있다.

이 때문에 한미연합훈련 규모를 줄인다면 한국뿐 아니라 일본, 대만 등 아시아의 다른 동맹국들에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조지워싱턴함이 중동으로 이동하면 미 항모가 인도·태평양을 비우게 된다"고 지적했다. 해군 파일럿 출신인 마크 켈리 민주당 상원의원(애리조나)은 소셜미디어에서 "연합훈련을 무력화하는 것은 근시안적 실수"라고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한국 등 동맹국 안보태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일각의 평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에도 극단적인 위협 후 협상이란 공식을 반복했다는 이유에서다. CBS,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합훈련을 중단시키려 한 것은 처음이 아니라고 짚었다. 그는 임기 1기 때도 한미연합훈련을 '워게임'(War games)이라 부르며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한국에 불만·경고…대미투자·방위비 난제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이 이란전쟁과 관련해 미국이 원하는 만큼 지원하지 않은 점, 관세협상과 연계된 대미투자 프로젝트의 진전속도 등을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올린 글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트럼프 1기 및 바이든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몽골 담당국장을 지낸 애덤 패러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선임애널리스트는 "대미투자 합의의 진전부족이든, 이란전쟁에 대한 지원거부든 한국 정부를 향한 불만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이를 지렛대 삼아 방위비 인상이나 대미투자 프로젝트를 촉구할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쟁에 미온적인 유럽 동맹국들에 대해서도 주둔미군 철수·감축을 발표했다. 한미 사이에선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인 쿠팡을 부당하게 차별했다는 미국 정치권의 시각도 잠재적 불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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