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MOU 만료
계속된 무력충돌·통행세 이견… 결국 호르무즈 재봉쇄
美 '군사적 선택지' 회의적…전쟁마무리 목소리 높아져
이, 대화중에도 전력강화… 사실상 장기전 준비 시각도
미국과 이란이 종전 MOU(양해각서)를 맺으며 약속한 60일의 실무협상 기간이 만료됐다. 양국은 MOU를 체결한 지 2주 만에 무력충돌을 벌이는 등 불안한 상태를 이어온 데다 협상재개도 불투명해 교착국면이 장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호르무즈 통제권 놓지 않는 이란
1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이 60일간 호르무즈해협 선박통항 보장에 합의한 MOU 기간이 이날 만료됐다. 양측은 지난 6월17일 MOU를 맺었고 이후 해협 통행량은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MOU를 체결한 지 약 2주 만에 호르무즈해협에서 미국과 이란이 맞공습을 벌인 후 무력충돌 수위가 높아지면서 해협은 사실상 다시 봉쇄됐다. 이란산 원유제재 등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도 다시 시작됐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상선을 공격하고 미국이 보복공습을 벌이면서 무력충돌의 수위는 높아졌다. 미국은 지난달 7일부터 13일 연속 이란을 타격했다. 이에 같은 달 12일 이란이 역내 미국의 개입이 종료될 때까지 해협을 전면폐쇄한다고 선언했다.
해협의 주도권을 둘러싼 이견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란은 해협통항에 수수료 부과를 원하고 미국은 되레 더 나간 요구를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처음 주장한 호르무즈해협 통행세 20% 부과를 하루 만에 번복하며 중동 투자협정으로 대체하겠다고 제안했다. 그 사이 다른 원유 수송로인 홍해도 봉쇄될 위기에 처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해상봉쇄를 예고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이란과 오만의 협상에 관여 중이라며 재개방이 임박했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이란이 조건을 달면서 또다시 무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오히려 과거 폭탄테러에 대해 배상해야 한다며 맞불을 놨다.
미군이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통제했다고 하자 이란은 가짜정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이란을 완전히 무찌르고 나면 호르무즈해협을 조만간 미국 영토로 선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이란은 또다른 호르무즈해협 연안국인 오만과 새로운 해협통제 체계를 마련 중이다. 이란은 오만과 특정 기간에 호르무즈해협 진·출입 통항로를 이란 측 북쪽 항로와 오만 측 남쪽 항로로 분리해 운영한 뒤 중앙항로로 일원화하는 방안에 합의했다면서 미국과 협상에는 선을 그었다.
◇"군사적 선택지 효과없어"…이란, 장기전 준비 중
미군의 이란을 향한 군사적 선택지는 큰 효과가 없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란은 이미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이어왔고 미국에선 군수품이 고갈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CNN에 따르면 미군은 핵심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에 사용할 요격 미사일의 거의 80%를 소진했다.
미국 내에선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CNN은 백악관 관계자 3명의 말을 인용, 댄 케인 합참의장과 고위참모 3명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쟁에서 벗어날 출구를 찾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MOU를 맺으면서도 전력을 강화하고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MOU 직후 공격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역 내 동맹 민병대와 사전 준비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IRGC는 예멘 후티반군이 장악한 지역에 지휘관들을 파견하고 이라크 민병대와 협력해 사우디와 대결을 강화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IRGC 지도부 교체도 전쟁의 장기화에 대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2009년 시위진압을 주도해 사상자를 낸 호세인 타에브는 바시지 민병대 사령관으로 복귀했고 비공식적으로 직무를 수행해온 아흐마드 바히디 신임 IRGC 총사령관은 최근 임명장을 통해 정식으로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