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마약관리센터]③ 김장래 센터장 인터뷰
마약투약자 어려지고 약물 종류 다양화…"초기 치료 시기 놓치지 말아야"
진단부터 가족상담·재활까지 데이터 축적…'서울형 마약치료 모델' 정책 제안

"국내에 불법 유통되는 마약류가 너무 많아졌습니다. 대마만 하던 아이들이 케타민과 엑스터시를 '사은품'처럼 받고 여러 약물을 마구잡이로 사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중독 초기에 치료를 받으면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범죄라는 인식 때문에 치료 동기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김장래 서울시마약관리센터장(사진)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마약류 중독 환자가 더 어려지고 사용하는 약물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16살 소녀가 진료 받으러 와서는 '저 안 해본 거 없어요'라고 하더라"며 "교실에서 코로 흡입하고 화장실에서 들이마시고 잠들었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약문제는 숨기기보다 가능한 빨리 전문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마약관리센터는 지난해 10월 정식 개소했다. 김 센터장은 지난달 22일부로 초대 조성남 센터장에 이어 2대 센터장으로 취임했다. 김 센터장은 마약류 중독자가 실제 입원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을 센터의 첫 번째 역할로 꼽았다. 그는 "당장 금단 급성기 증상이 심해서 치료를 받고 싶어도 병원에 전화를 걸면 '우리는 마약환자는 안 봅니다'라고 한다"며 "민간 병원들은 마약 환자 치료를 부담스러워하는 곳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김 센터장은 마약치료에서 공공의 역할을 강조한다. 그는 "중독기간이 길어질수록 가진 자본을 잃어가면서 취약한 상태로 떨어진다"며 "나중엔 가족과 친구 등 주변 사람까지 마약에 끌어들이는 경우도 생긴다"고 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마약 투약사실이 알려질까봐 두려워 혼자 해결하려 하지 않는 것"이라며 "치료 과정 중 알게 된 투약 사실은 수사기관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돼 있지 않다.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마약 중독을 '가족병'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요즘은 평범한 회사원이나 학생들도 많이 오는데 가족이 결국 의심병 환자로 변하고, 중독자를 통제하려고 하고 갈등이 생긴다"며 "가족에게도 중독의 특성과 재발 위험을 설명하고, 환자를 통제하는 대신 치료와 회복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길을 제시한다"고 했다.
초진 환자에겐 빨리 마약을 끊을 수 있다는 기대부터 낮춘다. 김 센터장은 "처음 오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앞으로 치료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설명한다"며 "한 번 입원하고 외래진료 몇 번 받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긴 시간 회복으로 가는 길을 걸어야 한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한다"고 말했다.
'중독재활팀'의 역할도 강조한다. 회복 경험을 가진 3명의 회복지원가와 담당 사회복지사가 외래 환자 진료 전 상담을 진행하고 가족들과도 대화를 나눈다. 진료실에 환자가 들어오기 전부터 센터장은 중요한 정보를 파악하고, 환자는 센터 전문가들과 유대감을 갖게 된다. 그는 "경험을 쌓을수록 중독자들을 보면 내가 줄 수 있는 도움이 많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진단과 치료뿐 아니라 사례회의, 가족상담, 응급대응, 재활 프로그램까지 여러 직종의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고 그 과정의 자료를 축적하는 게 센터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센터에서 축적한 임상·재활 데이터를 오세훈 서울시장의 'K-마약대응' 구상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할 계획이다. 동행의원과 센터, 집중치료·치료주거·치료공동체를 잇는 서울형 마약 치료·재활 모델을 구축하고 지역사회 재활 인프라를 강화하는 게 골자다. 김 센터장은 "마약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현장 데이터를 통해 정책 효과를 높일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