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테스트 줄이고 신차 빨리..."안전한 거 맞냐" 중국서 우려 터졌다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08.21 05:30

'실제 테스트 20%, 나머지는 시뮬레이션?'…中 전기차 속도경쟁의 그늘

(상하이 AFP=뉴스1) = 14일 중국산 차량들이 상하이항 차량 수출 터미널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공개된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수출은 25% 이상 급증했다. 2026.07.14. ⓒ AFP=뉴스1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 5년 안팎이던 신차 개발 주기가 2년으로 짧아진 가운데 '시뮬레이션 테스트'가 과도하다는 논란이 커진다. 무리하게 신차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실차 성능·안전 검증이 충분치 않은 이른바 '속성 자동차'가 등장, 자칫 소비자를 시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다.

20일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출시된 신차(부분 변경 모델 제외)는 165개로 2016년 상반기 90개 미만과 비교하면 83% 이상 급증했다. 업계에선 5년 안팎이던 신차 개발 주기가 최근에는 약 2년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둥펑자동차와 일본 닛산의 합작사인 둥펑닛산의 쑨하오 마케팅 책임자는 디이차이징을 통해 "중국 자동차 업계는 이제 스마트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며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트림·옵션 등 세부 판매 조합이 약 3780개에 달하는 반면 스마트폰 시장에선 약 1240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개발 기간 단축은 실제 출시전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느냐는 논란을 낳는다. 자동차 개발은 통상 시장 조사, 설계, 부품 개발, 시제차 제작, 설계 검증, 양산 검증, 혹한·혹서 테스트, 장거리 내구 시험 등의 과정을 거친다.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다면 완전히 새로운 차량을 개발해 출시하기까지 3년 이상이 필요하단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극한상황, 시뮬레이션이 효율적" vs "정밀 테스트 해야"

업계의 시뮬레이션 테스트 비중 확대가 개발 기간을 단축시켰다는 해석이 나온다. 디지털 트윈, 가상 시뮬레이션 기술 발전으로 실제 차량 테스트를 줄이고 컴퓨터 환경에서 다양한 상황을 검증하는 방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결과다.

일각에선 전체 검증 과정에서 실제 테스트 비중을 20% 수준으로 낮추고 나머지 80%를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차량 도어 손잡이 내구 테스트 1만 회 가운데 실제 부품 테스트는 2000회만 진행하고 나머지는 시뮬레이션으로 검증하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실제 환경에서 재현하기 어려운 극한 상황을 시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뮬레이션 기술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평가한다. 고속도로 붕괴나 지진 환경 테스트 등은 컴퓨터 모델을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

하지만 실제 도로 시험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면 충격과 부품 간 마찰, 장기 열화, 극한 기후 환경 등은 실차를 통한 정밀 테스트 없이는 정확한 결과를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리펑강 베이징현대 총경리는 "설계 검증과 양산 검증 중 하나만 진행할 경우 생산 일관성과 품질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자동차 업계 내부에서도 신차 개발 속도 경쟁이 한계에 달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리수푸 지리홀딩그룹 회장은 "자동차 개발에는 일반적으로 3~5년이란 시간이 필요하며 이보다 짧다면 어느 단계에서든 생략된 과정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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