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발 회사채 올해만 276조, 美 국채금리 올린다…"공짜 아냐" 경고

백소희 기자
2026.08.21 15:30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가 2026년 8월 20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투자 경쟁에 따라 미국 5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올해 새로 발행한 채권이 2000억달러(약 276조3000억원)를 초과하면서 국채 금리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20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알파벳·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MS)·오라클 등 이른바 '5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회사채 발행액은 올해 들어 이미 2000억달러를 돌파했다.

5개 기업이 지난해 발행한 회사채 총액 1000억달러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AI 투자 경쟁에 불이 붙기 이전 3년(2022~2024년) 연평균 회사채 발행액이 300억달러 미만인 것과 비교하면 급격히 늘어난 셈이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AI 산업의 성장은 거의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미국 장기물 국채금리에서 드러나듯 또다른 리스크를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4년 내 AI 부채 1조달러 돌파 전망

빅테크들은 AI 인프라 구축에 따라 급증한 자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내 현금 대신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수천억달러를 조달하고 있다. 과거 회사가 보유한 영업현금흐름으로 필요 인프라를 건설했던 것과 흐름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세계 2위 자산운용사 뱅가드는 5대 하이퍼스케일러를 포함한 AI 관련 부채는 2027~2030년 사이 연간 1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루카스 베인스 뱅가드 수석 투자 전략가는 "지난 10년 동안 인프라 구축을 주도했던 빅테크들은 영업현금흐름으로 투자 비용을 조달해왔는데, 이제 그 시대가 끝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업무를 하고 있다. 엔화 환율은 20일 미국 재무부가 국채 매입을 증액한다는 발표로 장기금리가 하락하면서 미일 금리차 축소를 의식한 엔 매수, 달러 매도가 유입해 1달러=158엔대 전반으로 올라 시작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이날 오전 8시30분 시점에 1달러=158.21~158.23엔으로 전일 오후 5시 대비 0.96엔 뛰었다. 2026.08.20./사진=김금보

시장에 회사채가 한꺼번에 풀리면서 빅테크들이 더 높은 이자를 제시하는 상황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올해 초 1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하면서 같은 만기 국채 금리보다 0.63%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시했다. 이처럼 동일 만기 국채 금리와의 차이를 스프레드라고 지칭한다. 이번달 1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할 때는 스프레드가 0.85%로 벌어졌다.

아마존의 10년 만기 채권 스프레드는 지난해 11월 0.55%포인트에서 올해 7월 채권 발행 시 0.8%포인트로 상승했다. 차입 비용이 가장 높은 오라클의 10년 만기 채권 스프레드는 지난해 9월 1.05%포인트에서 올해 2월 1.45%포인트로 상승했다.

AI발 인플레 우려로 국채금리 상승

AI 투자에 대한 리스크는 개별 회사의 이자 차원을 넘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기업들의 지출은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겠지만 동시에 금리 상승도 자극한다. 시장은 성장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높은 수준의 금리 인상을 예측하게 된다. 실제로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19일 신규 국채 발행이 이뤄지며 금리가 소폭 하락했지만, 20일 금리는 다시 상승했다.

장기물 국채 금리는 가계 경제 부담의 척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대출이자, 생활비 등 개인의 지출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자비용이 증가해서 복지 등 정책을 집행할 여력이 떨어지게 된다. 맷 킹 사토리인사이트 설립자는 "추가 자본 지출은 더 이상 무료가 아니"라면서 "실제 장기물 채권 금리를 상승시키면서 나머지 경제에 대한 비용도 밀어올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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