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재무부가 19일(현지시간) 국채 바이백(재매입) 규모를 최소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장기 국채수익률이 급락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대규모 AI(인공지능) 투자가 계속되면서 다음달 회사채 발행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돼 장기 국채수익률이 다시 상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10년물부터 30년물까지의 국채를 한 번에 재매입할 수 있는 최대 규모를 기존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늘려 오는 9월9일부터 11월4일까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표에 국채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이날 30년물 국채수익률은 0.091%포인트 급락한 5.194%로 마감했다.

바이백을 실시한다고 해서 미국 정부의 전체 차입 규모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 국채를 매입하면 그만큼 새로운 국채가 발행돼 이를 대체하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재무부가 최근 국채 발행을 단기물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이백 확대는 시장에 장기물 공급을 줄여 장기 국채수익률에 소폭의 하락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바이백은 미국 재무부가 2024년 5월에 투자자들이 보유한 오래되고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국채를 재매입해 국채시장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월가에선 바이백 규모가 실질적으로 장기 국채수익률을 끌어내릴 만큼 크지는 않지만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는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최근의 장기 국채수익률 상승세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는 지적이다.
씨티 리서치의 글로벌 거시 전략팀장인 더크 윌러는 "중요한 것은 이번 조치가 시장에 던진 신호"라며 "30년물 국채수익률이 5.3%를 돌파할 경우 미국 재무부가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17일 5.31%로 마감하며 19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18일엔 장중 한때 5.337%까지 올랐다.
채권 전문가인 모하메드 엘-에리언도 "이번 조치의 핵심은 바이백 자체가 아니다. 바이백 규모는 절대적인 기준에서도, 국채 순발행액과 비교해서도 작다"며 "더 광범위한 수익률 곡선 통제가 시행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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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곡선 통제란 특정 만기의 국채 금리에 목표를 정해 두고 관리하는 정책을 말한다. 이번 조치는 30년물 국채수익률이 일정 수준, 예컨대 5.3% 이상으로 오를 경우 미국 재무부가 추가적인 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미국 재무부의 이같은 장기 국채수익률 안정화 조치가 얼마나 오래 효과를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의 칼럼니스트인 제임스 매킨토시는 미국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가 최근 장기 국채수익률 상승의 핵심 원인은 건드리지 못한 채 증상만 가라앉히는 단기 처방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 국채수익률 상승의 핵심 원인을 국가부채 증가, AI(인공지능) 투자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각국의 재무장 및 리쇼어링(공급망의 자국화)으로 장기 자금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런 가운데 오는 9월엔 국채시장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해 채권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는 기업들이 9월에도 새로 회사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브렉킨리지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공동 리서치 책임자인 니콜라스 엘프너는 "노동절(9월 첫주 월요일) 연휴가 끝나고 학교가 개학하는 시기는 전통적으로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시장이 바빠지는 시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초대형 자금 조달이 늘어나면서 9월 회사채 총 발행액이 2000억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며 "다만 국채시장의 안정과 채권 수급의 미묘한 균형에 따라 회사채 발행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따르면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규모는 이미 올들어 지금까지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올해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규모가 2조100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상당 규모의 회사채 발행이 앞으로 몇 주 동안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회사채는 장기물이 많으며 미국 국채보다 신용등급이 더 높은 경우도 있어 장기 국채와 직접적인 경쟁이 된다.
이번주엔 주목할 만한 경제지표나 기술기업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주요 변수로 당분간 장기 국채수익률 추이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일 개장 전에는 대형 할인점인 월마트가 실적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