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승진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SNS(소셜미디어)에서는 성공의 척도로 여겨지던 승진을 거부했다는 직장인들의 경험담 등 '승진 거부' 관련 게시물이 조회수 4000만 회를 기록하는 등 수많은 누리꾼의 공감을 사고 있다.
누리꾼들은 '승진 제안은 고맙지만, 아직 준비가 안 됐다', '지금 직책에서 더 나은 보상을 원한다' 등의 이유로 승진을 거절했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누리꾼 A씨는 직장 생활 10년간 세 번이나 승진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A씨가 처음 승진을 거부한 것은 인터넷 기업에서 경영관리 연수생으로 일할 때다. 새 직책을 받아들이는 대신 여행을 선택했다.
이후 교육기관에서 일하다 센터장으로 승진한 A씨는 압박감에 못 이겨 2주 만에 기존 직책으로 복귀했다.
지난 4월에도 승진을 제안받았지만, 급여가 크게 오르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A씨는 이를 거부했다.
A씨는 중국 온라인 매체 '36Kr'과의 인터뷰에서 "관리직은 금전적 보상에 비해 책임이 막중하다"며 승진 거부 이유를 밝혔다.
또 다른 IT 기업에서 제품 관리자로 일했던 B씨 승진을 보상이 아닌 부담으로 받아들였다.
B씨는 승진 후 여러 업무과 책임을 혼자 감당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런 압박에 대해 B씨의 상사는 "스스로 업무를 이끌어가는 능력을 개발할 기회"라고 했지만 B씨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회사에 본받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그 환경이 내 성장에 도움이 안 된다는 뜻"이라고 봤다.
매체는 중국의 젊은 직장인들에게 승진 거부는 실패로 여겨지지 않는다며, 고위급 임원과 실무자 사이에 놓인 중간 관리자가 느끼는 극심한 압박에서 피하려는 심리라고 분석했다.
한 누리꾼은 "임시 팀장이 된 후 월급이 겨우 100위안(한화 약 2만원)밖에 늘지 않았는데, 문제가 생길 때마다 모든 책임을 내가 져야 했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에서만 나타나는 일이 아니다. 영국 채용업체 '로버트 월터스'가 2024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추세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해당 조사에 참여한 Z세대(1997년~2012년에 태어나 디지털 환경과 함께 성장한 세대)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중간 관리자가 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답했으며, 72%가 '다른 직원을 관리하는 것보다 자신의 발전을 우선시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로버트 월터스의 루시 비셋 이사는 "관리직이 되고자 하는 이들이 줄어드는 건 회사에는 위기가 될 수 있다"며 직책의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누리꾼은 "더 높은 직급으로 올라가는 것만이 성장이 아니다. 내면의 발전도 있다. 가족과 함께 보내거나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감당하기 쉬운 일을 하고 싶다"며 Z세대 직장인으로서의 마음을 전했다.